[기자의 눈]심규선/일본 강타한 '난타'

  • 입력 2002년 4월 21일 18시 34분


20일 낮 한국의 키친 퍼포먼스 ‘난타’가 공연되는 일본 도쿄(東京) 아카사카(赤坂) TBS TV 옆 ‘액트 시어터’를 찾았다.

오후 1시 공연을 앞두고 낮 12시가 조금 넘어서부터 공연장 앞에 긴 줄이 생기기 시작했다. 줄에는 남녀노소가 모두 섞여 있었고 특히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이들의 손을 잡고 온 부모가 많았다.

월드컵 공동 개최 결정 이후 수많은 한국의 공연 예술팀들이 이를 기념하기 위해 일본에 왔다. ‘난타’도 그 중 하나이나 뭔가 다른 점이 있다.

‘난타’는 일본인 거의 모두에게서 사랑을 받고 있다. 벌써 3년째 공연이다. 도쿄는 물론 일본 전역을 순회하고 있다. ‘국책 공연’이 아니다. 당당히 상당액의 공연료를 받고 있다.

‘난타’가 2000년 도쿄 아오야마(靑山)극장에서 첫선을 보였을 때 우연히 이 공연을 본 지방공연 관계자들은 “우리 고장에도 꼭 한번 와달라”고 사정을 했다.

2001년에는 히로시마(廣島) 후쿠오카(福岡) 니가타(新潟) 등 8개 도시를 돌았다. 올해는 더 작은 도시를 포함해 3월28일부터 5월8일까지 10개 도시를 순회한다.

난타의 인기는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높다. 문화에 목마른 지방 주민들에게 ‘신나고, 재미있고, 속시원한’ 난타는 ‘한국의 자랑거리’로 인식된다. 공연이 끝나고 사인회를 갖는 데만 3시간이 걸릴 정도다.

3년째 빠지지 않고 일본 공연에 참여하고 있는 요리장 역의 김원해(金原解·31)씨는 “세계의 내로라 하는 공연을 모두 볼 수 있는 도쿄에서 성공했다는 것은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적인 것과 보편적인 것은 역시 통한다.

공연을 보고 나오던 일본인 구바 도모코(久場朋子·32), 노부코(暢子·27) 자매의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통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을 보고 한국을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됐어요.”

심규선 도쿄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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