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라커룸]“개막전은 떨려”

  • 입력 2002년 4월 5일 17시 55분


“떨려.”

개막전을 맞는 기분을 묻자 두산 김인식 감독(55)은 “설레고 떨린다”며 긴장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김 감독은 90년 쌍방울 감독부터 시작해 13년째 프로사령탑을 맡고 있는 ‘백전노장’. 한국시리즈 같은 큰 경기를 세 차례나 치른 김 감독이라도 시즌 개막전은 적잖이 흥분되는 모양이었다.

감독이 떨리는데 선수들은 오죽할까. 3만500명의 만원관중이 모인 가운데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기아전에선 첫 경기의 부담 때문인지 실책성 플레이들이 연달아 터져 나왔다. 1회 두산 내야수 송원국은 병살타성 타구를 처리하다 공을 떨어뜨려 주자를 살려줬고 5회 1사 1루에서 기아 우익수 신동주는 두산 정수근의 안타 때 타구를 글러브에서 빠뜨려 1루 주자를 3루까지 진루시켰다.

유지훤 두산 3루 작전코치는 2회 무사만루에서 홍성흔의 짧은 중전안타가 터졌을 때 발이 빠르지 않은데다 허리부상인 2루 주자 김동주를 홈까지 쇄도시키는 판단미스를 범했다. 김동주가 홈에서 아웃돼 결국 두산의 대량득점은 무산.

이제 1년에 하루뿐인 개막전은 지나갔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감독과 선수들은 어떻게 게임을 치렀는지 기억이 안 날게 분명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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