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일본 국가신용등급 하향 경고속 엔화 폭락

  • 입력 2002년 2월 1일 14시 11분


신용평가 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31일 일본경제가 디플레이션을 동반한 침체의 가능성이 있어 일본의 국가신용 등급을 추가로 내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뉴욕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에 대한 일본엔화의 가치가 폭락했다.

S&P는 보고서에서 “일본 경제가 활황의 가능성을 보이지 않은 채 이미 디플레이션을 동반한 경기침체로 빠져 들었다” 고 진단하고 “따라서 올해는 일본경제 전분야에 걸쳐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도 있다” 고 내다봤다.

S&P는 “금융분야가 이전보다 더 취약해졌다” 며 “대형 은행에 대한 정부의 개입은 불가피하다” 고 말했다.

그러나 S&P는 세계 제2위 규모의 일본경제가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투자관리 등을 계속한다면 위기에 빠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S&P의 경고와 함께 이날 일본엔화는 주요 14개국 통화에 대해 모두 1% 이상 떨어졌다. 특히 미달러화에 대해서는 지난해 9월 27일 이후 최대폭인 1.6%나 하락한 135.14엔에 거래돼 98년 10월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S&P의 발표로 인해 이날 엔화 매도세가 이어졌다” 며 “일본경제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면서 엔화가치는 당분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고 전망했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한 일본언론의 여론조사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의 지지도가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것도 이날 엔화 약세에 한몫을 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미달러화는 최근 각종 경제지표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북돋우고 있다는 분석에 따라 급등세를 나타냈다.

전날 지난해 4.4분기 국내총생산(GDP)의 예상외 증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유지 발표에 이어 이날 1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 급등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달러화는 지난주말 기록한 3년래 최고치 134.95엔을 돌파하며 한때 135엔을 넘어서는 폭등세를 나타냈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미국의 경우 고용, 생산, 개인소득 등 각종 경제지표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어 최소한 이번주에는 달러화 강세가 예상된다” 고 말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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