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씨 둘러싼 의혹들]보물발굴 정보 어디서 알았나

  • 입력 2002년 1월 22일 18시 38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李亨澤)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가 지앤지 그룹 회장 이용호(李容湖)씨의 해저 보물 발굴사업을 주도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문건이 공개되면서 이형택씨를 둘러싼 의혹들이 다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의 인척인 데다 오랫동안 금융권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이형택씨가 소규모 모피업체 사장에 불과했던 이용호씨를 보물 발굴 사업에 끌어들인 경위 등이 석연치 않기 때문이다.

우선 이형택씨의 동화은행 후배인 허옥석(許玉錫·구속)씨가 증권회사 투자상담사로 근무하면서 1조원 이상의 우체국 자금을 유치해 2년 동안 성과금으로 16억원을 받는 과정에서 이형택씨가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허씨는 지난해 1월 보물 발굴 사업 정보를 바탕으로 10만달러짜리 삼애인더스 전환사채(CB)를 사들인 뒤 되팔아 3억2000여만원의 차익을 남긴 인물. 허씨가 보물 발굴 사업자를 이형택씨에게 소개해줬고 이용호씨의 로비스트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허씨와 이형택씨의 관계가 관심사로 떠올랐었다.

그러나 지난해 검찰 수사팀은 이형택씨가 허씨의 배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 “별다른 내용이 없다”며 일축했다.

이형택씨가 보물 발굴 사업 정보를 어디서 어떻게 입수하고 발굴 사업을 주도했는지도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또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3월 삼애인더스 해외 CB 공시 과정의 위반 사실을 찾아내지 못한 것과 산업은행이 삼애인더스의 해외 CB 발행에 개입한 과정에서도 이형택씨가 모종의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새로운 사실들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이형택씨의 개입 의혹의 실체가 밝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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