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최하경/‘산업의 실핏줄’ 택배업 육성해야

  • 입력 2001년 12월 28일 18시 07분


모든 산업구조가 온라인 중심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기업간 거래, 기업과 개인간의 거래, 그리고 개인과 개인간의 거래가 온라인을 통해 활발히 이뤄지면서 산업구조를 새로운 모습으로 바꾸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거래의 확산은 역설적으로 ‘오프라인 물류’의 발달이라는 토대 위에서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오프라인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 택배산업이다.

인터넷 쇼핑몰이 급증하면서 택배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또 기업간 온라인 거래를 활성화하고 효율화하기 위해 화물운송을 전문택배 물류업체에 위탁하는 이른바 ‘제3자 물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택배 물류산업이 한때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각광을 받은 것은 이 같은 배경에서다.

올해 한국의 택배시장 규모는 1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97년 외환위기 이후 매년 30∼40%씩 성장하는 추세다.

하지만 이 같은 장밋빛 전망과 높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속을 들여다보면 허점이 한둘이 아니다. 정책적인 뒷받침이 부족하고 택배 물류업체의 난립으로 경쟁 체계도 무질서하다. 택배 직원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인식도 낮다.

요즘 시장을 지배하는 핵심가치는 자본도 권력도 아니라 고객이다. 택배산업이야말로 고객이 핵심가치인 서비스 산업이다. 하지만 택배산업이 제조업체 못지않은 장치(裝置)산업이라는 사실은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택배업체는 거대한 물류 집하 배송센터를 여러 곳에 두고 있고 수백 대의 차량을 운영한다. 수천만 개의 수하물 이동상황을 파악하는 시스템 구축에도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 트럭으로 상자 몇 개를 실어 날라 가정에 배달하는 것은 택배업무의 마지막이자 극히 한 단면일 뿐이다.

‘말쑥하게 제복을 차려 입은 택배 직원이 기분 좋은 미소로 화물을 전달하면 고맙다는 말과 함께 시원한 보리차라도 한잔 건네는 고객.’ 택배업계는 이러한 이상적인 모습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업체 난립으로 인한 업계의 내부적인 문제와 택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비하하는 듯한 사회 일각의 시각이 남아 있어 마음을 우울하게 한다.

다른 산업의 발전에 필수적으로 뒷받침돼야 하는 것이 물류 택배산업이다. 다행히 최근 정부는 물류산업 분야의 지원을 늘리기 위한 조치들을 발표했다.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늘릴 방침도 물류시장을 성장시키는 데 도움이 될 반가운 소식이다.

물류 택배업계도 장기적인 안목과 자신감을 갖고 물류 인프라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 다. 또한 택배시장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그래야 물류 택배업이 ‘모든 산업 발전의 초석’이라는 역할에 걸맞은 대접을 받을 수 있다.

사회적으로도 택배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택배는 우리 생활의 질을 향상시켜 주는 고급 서비스이다. 택배 직원들은 정확한 배달과 미소로 최선을 다하고 고객들은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넬 때 21세기 성장산업인 택배산업은 사회를 더욱 윤택하게 할 것으로 믿는다.

최 하 경(현대택배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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