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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1일 2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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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한국에서 예선전을 치르게 돼 그동안 공동개최국 일본에 비해 가라앉아 있던 우리 쪽 분위기도 살아날 것이 분명하다. 중국 팬이 대거 한국을 찾으면 입장권은 오히려 모자랄 판이다. 미국의 9·11 테러 이후 죽을 쑤던 항공 해운 관광 호텔업계도 모두 숨통이 트이게 됐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장밋빛 기대에만 들떠 있어서는 안 된다.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쌓여 있다. 특히 숙박문제가 걱정스럽다. 관광호텔 업자에 이어 장급 여관까지 외국인 숙박예약을 볼모 삼아 이런저런 요구를 하는 마당에 10만여 명으로 추산되는 중국인 관광객 숙박까지 해결하기란 쉽지 않다. 월드컵조직위는 ‘확보한 물량이 충분하다’고 하지만 큰소리만 칠 때가 아니다. 연수원 기숙사 텐트촌 민박 등 가능한 방안을 모두 동원해 숙박대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교통 문제도 숙박 못지않게 중요하다. ‘제대로 된 교통지도 하나 없다’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만을 흘려 들어서는 안 된다. 버스노선 지하철 정보를 담은 교통지도를 제공하는 것은 손님을 맞는 입장에서 당연히 해야할 배려다. 항공편을 늘려 한일 양국간 이동에 불편이 없도록 하고 대회기간 중 서로 비자를 면제하는 것은 정부가 나서야 할 사항이다. 이 밖에 자원봉사자 교육, 질서의식 캠페인, 테러 예방 훈련 등을 차질없이 마치려면 남은 6개월이 오히려 짧다. 공동개최의 특성상 모든 면에서 양국이 비교된다는 점을 감안해 ‘일본에 뒤진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준비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나 준비에만 집착해 월드컵을 일과성 잔치로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월드컵은 끝이 아니라 국민적 결집과 국력 신장을 이루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월드컵 이후’가 대회 준비 못지않게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유럽의 변방으로 치부되다가 1982년 월드컵을 치른 뒤 엄청난 성장을 이뤄 유럽연합의 주도국으로 떠오른 스페인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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