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스타]프랑스 우승 '보증수표' 티에리 앙리

  • 입력 2001년 11월 28일 18시 38분


1997년 6월19일 말레이시아 쿠칭 사라와크경기장에서 열린 97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한국은 프랑스와 맞섰다. 1차전에서 남아공과 0-0으로 비긴 한국은 프랑스를 반드시 꺾어야만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

당시 현장에 취재중이던 한국 기자들은 프랑스청소년팀 선수들이 잘 갖춰진 유소년축구 육성프로그램에 따라 선발된 유망주라는 정도만 알았지 어느 정도 실력을 가졌는지는 잘 모르는 상태였다. 따라서 예선 3차전 상대인 브라질 보다는 프랑스가 상대하기 쉬울 것으로 예상했고 “프랑스를 꺾고 16강전에 가자”는 분위기 였던 것.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고 나서 이런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프랑스의 투톱이 한국 수비진을 마구 헤집으며 연속골을 터뜨렸고 한국은 2-4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 때의 투톱이 바로 현 프랑스대표팀의 ‘쌍두마차’로 성장해 98프랑스월드컵과 2000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프랑스의 우승을 일궈내며 프랑스를 세계 최강으로 발돋움시킨 주역들이었다.

이 중 한명은 다비드 트레제게요, 또 한명은 이날 한국과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티에리 앙리(24·잉글랜드 아스날).

앙리는 청소년대표 이후 프랑스대표팀의 주전 골잡이로 자리잡았고 프랑스축구가 세계 1위의 자리에 오르는데 견인차 역할을 하며 ‘별중의 별’로 떠올랐다.

앙리는 2002년 월드컵에 출전하는 프랑스대표팀에서도 단연 최고의 공격수로 꼽힌다. 프랑스대표팀은 ‘4-4-2’와 ‘4-2-3-1’의 두가지 진용을 사용하는데 ‘4-4-2’에서는 앙리와 트레제게가 투톱으로 나서며 ‘4-2-3-1’에서는 앙리가 원톱으로 나서 공격진을 이끈다.

앙리는 파리 태생이지만 혈통은 아프리카인. 이 때문에 흑인 특유의 유연성과 순발력을 타고나 순간 스피드 또한 엄청나다. 1m88, 83㎏으로 겉으로봐서는 다소 갸날프게 보이지만 ‘통뼈’에다 체력이 뛰어나 왠만한 수비벽은 쉽게 뚫는다. 특히 골문 앞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골감각을 갖추고 있다. 발 뿐아니라 장신을 이용한 헤딩슛 등 각종 슈팅에 능해 세계 최고의 플레이메이커인 지네딘 지단과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추면 거의 무적.

94년 17세의 어린 나이에 프랑스 프로축구 1부리그 모나코 소속으로 경기에 데뷔한 그는 98년 이탈리아 유벤투스를 거쳐 99년부터 잉글랜드의 명문 아스날에서 활약하고 있다.

앙리가 가는 길에는 우승 뿐이었다. 96년 유럽청소년대회 우승과 98년 프랑스월드컵 우승,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 등. 그러나 올해 한국과 일본에서 열렸던 컨페더레이션스컵대회에는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앙리는 최근 컨디션을 회복해 소속팀 아스날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2002년 5월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2002월드컵 개막전에서의 그의 모습이 벌써부터 그려지고 있다.

◇티에리 앙리는 누구

△출생〓1977년 8월17일

△체격〓1m88, 83㎏

△포지션〓포워드

△프로 경력〓모나코(프랑스)-유벤투스(이탈리아)-아스날(잉글랜드)

△대표팀 경력〓청소년대표(96년), 국가대표(98년∼)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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