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3점 슈터 김훈 모처럼 웃었다

  • 입력 2001년 11월 20일 23시 37분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감독들이 애용하는 전술의 하나가 바로 ‘잘하는 것에 주력하는 것’이다. 플레이가 최상의 상태가 아닌데도 모두 잘 하려고 하면 경기는 더욱 꼬이고 결국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20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1∼2002애니콜 프로농구 SBS스타즈와 KCC 이지스전에서 SBS가 초반 열세를 극복하고 85-80으로 이겼다. 장점에 전력투구한 코칭스태프의 발빠른 임기응변이 이끈 승리였다.

SBS는 이날 1쿼터 시작과 함께 ‘포워드 군단’ KCC의 밀착 수비에 꽁꽁 묶였다. 선발로 나선 김광운 은희석 김훈 신동한이 차례로 KCC의 높이에 가로막혀 공격의 활로를 뚫지 못한 반면 KCC는 캔드릭 브룩스와 크리스 화이트 추승균 양희승의 내외곽포가 착착 꽂히며 22-18로 앞서간 것. SBS로선 그나마 퍼넬 페리와 리온 데릭스의 용병 듀오가 골 밑에서 14점을 합작하며 버텨주었다는 점이 다행이었다.

이런 상황을 재빨리 간파한 SBS 코칭스태프는 2쿼터부터 공격의 초점을 용병에게 집중시켰고 2쿼터까지 데릭스가 20점, 페리가 11점을 챙기며 선전한 덕분에 전반을 40-36으로 앞섰다. SBS로선 2쿼터 초반 38-34로 앞선 상황에서 KCC의 ‘야전사령관’인 이상민이 페리의 공격을 수비하다 오른쪽 눈을 다치는 바람에 코트를 떠난 것도 ‘행운’이었다.

3쿼터까지도 SBS가 용병의 골밑 득점을 앞세워 61-55로 근소한 리드를 이어가자 다급해진 KCC는 SBS의 용병에 대한 더블팀에 들어갔고 이것이 결정적인 패착이 됐다. 3쿼터까지 상대 수비에 가로막혀 8득점에 그쳤던 3점슈터 김훈이 수비가 느슨해진 틈을 놓치지 않고 4쿼터에서만 3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11득점을 챙겼고 김성철도 3점슛 1개를 포함해 5득점을 보태며 KCC의 추격의지를 무력화시킨 것. SBS는 이날 승리로 3연패 뒤 3연승.

또 울산 경기에서는 딜론 터너(38점)와 래리 애브니(22점)가 60점을 합작한 모비스 오토몬스가 SK 나이츠에 104-88로 대승하며 올 1월27일 이후 SK 나이츠전 6연패의 악몽에서 탈출했다. 이날 한국무대에 첫 선을 보인 SK 나이츠의 에릭 마틴은 19점 7리바운드로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쳤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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