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유럽 축구열기 원동력 '스포츠 토토'

  • 입력 2001년 11월 18일 18시 31분


‘축구 엘도라도’로 통하는 이탈리아 프로축구 1부리그 세리에A.

도시국가 간 끊임없는 분쟁 끝에 불과 130여년 전인 1870년에야 통일된 이탈리아. 때문에 이탈리아 국민들에게 세리에A는 ‘축구를 통한 전쟁의 연장’이다.

바로 이 같은 역사적 배경이 있어 이탈리아 축구는 화려한 공격축구보다 오로지 이기기 위한 수비축구를 펼치고 또 팬들이 경기 내용보다 승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풀이가 설득력을 얻는다.

그런 만큼 프로축구 경기장의 열기는 국가대표팀이 맞붙는 월드컵을 능가하고 있다. 이탈리아 국민들의 축구 열기는 매년 화려한 패션쇼가 열리는 밀라노 두오모 성당 주변 회랑에서나, 르네상스가 시작된 피렌체 미켈란젤로 언덕 주변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손님으로 가득한 세리에A 각 팀 유니폼 판매점이나 축구 복표인 ‘토토 칼치오’를 함께 판매하는 바를 곳곳에서 볼수 있다.

특히 ‘토토 칼치오’는 최근 여성들의 참가가 늘고 있는 가운데 축구팬 사이에 자존심 대결 양상을 띠고 있다. 당첨금보다는 친구나 가족들에게 자신의 축구 지식을 과시하는 수단이 되고 있는 것.

2002월드컵은 물론 번번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스위스 축구팬이 내년 한일월드컵에 벌써부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바로 ‘스포츠 토토’ 때문이다.

세계복표연맹(WLA) 관계자는 16일 “98월드컵 당시 개최국 프랑스는 4종의 축구 복표를 발행해 축구팬의 큰 인기를 끌었고 또 이는 국민들의 월드컵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켜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며 “내년 5월경 한국에서 전 세계 스포츠베팅 업체가 참가하는 대규모 세미나를 열어 월드컵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축구 열기는 내셔널리즘과 개인의 이해가 걸린 스포츠 토토가 빚어낸 절묘한 합작품이다. 특히 스포츠 토토는 도박과 달리 수익금을 참가자와 축구 인프라에 재분배, 자국 축구 발전에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낳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루체른〓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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