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진필중 빅리그서도 통할까

  • 입력 2001년 10월 29일 18시 33분


올 프로야구는 끝났다. 하지만 두산 진필중(29)과 삼성 이승엽(25)에게 본격적인 ‘스토브리그’의 시즌은 이제부터다. 95년 입단동기인 둘은 올 시즌을 끝으로 나란히 7시즌을 채워 해외진출 자격요건을 갖춘 선수들. 때문에 이들은 시즌종료와 더불어 해외진출 작업에 들어갔다.

공교롭게도 둘은 모두 일본보다 미국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미국으로 진출할 경우 이들은 ‘포스팅 시스템’의 적용을 받는다. 이 시스템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공개입찰로 최고액을 적는 구단이 선수를 데려가는 것. 이는 시애틀 매리너스의 스즈키 이치로에게 처음으로 적용됐던 제도다. 하지만 이치로도 시애틀과의 ‘사전담합’이 이뤄진 적이 있어 국내 선수들도 미국 구단과 사전에 ‘입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

둘 가운데 일단 진필중의 미국 진출이 유력한 상태. 그는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인해 구단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게 큰 힘이다. 두산의 강건구 사장은 29일 “우승에 공도 세웠으니 본인의 의사대로 보내줄 계획이다. 이적료는 최소 50억∼60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으며 구단에서 나서서 팀을 알아보겠다. 현재 서너 군데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진필중도 “어느 팀이 나에게 잘 맞는지 대리인과 상의해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두산 김인식 감독은 “미국에도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많지만 진필중처럼 제구력을 갖춘 투수는 흔하지 않다”며 그의 성공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승엽은 이미 시즌 중 미국의 스포츠 에이전트회사인 SFX사와 계약을 맺고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메이저리그 선수의 16% 정도를 고객으로 잡고 있는 SFX사엔 페드로 마르티네스(보스턴 레드삭스), 로저 클레멘스(뉴욕 양키스) 등 거물들이 속해 있다.

하지만 이승엽에겐 구단이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게 문제. 29일 김재하 단장을 찾아가 해외진출 의사를 밝혔지만 허락을 얻어내지 못했다. 구단에선 “우승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작정 간판타자를 보낼 수는 없는 일 아니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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