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마운드 골병든다…중하위 5개팀 사생결단

  • 입력 2001년 9월 19일 18시 55분


LG 신윤호
LG 신윤호
이젠 '도 아니면 모'다.

2001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중하위 5개팀의 총력전이 볼만하다.1장의 티켓을 따내기 위해 이들이 벌이는 싸움은 그야말로 눈물겨울 정도다.

투수 선발로테이션의 원칙은 이미 깨진 지 오래. 선발과 마무리의 구분이 없이 매경기 모든 투수가 총동원된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선수들의 컨디션과 부상 위험은 뒷전이다.

SK는 18일 마무리로 나왔던 왼손투수 오상민이 19일 선발예고됐다. 5-4로 앞서던 8회말 1사 만루에서 오상민의 뼈아픈 송구실책으로 6-5 역전패를 당했던 SK로선 19일 경기만큼은 절대 내줄 수 없다는 각오. 하지만 전날 마무리로 등판한 투수가 다음날 선발등판에서 얼마나 좋은 투구를 해줄 지는 미지수.

LG 마무리 신윤호는 연일 계속된 투구에 최근 투구스피드가 눈에 띄게 줄었다. 본인은 "매일 던지라고 해도 던질 수 있다"며 투지를 보이지만 마운드에서 부쩍 힘들어 하는 모습은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올해 LG가 소화한 123경기 가운데 신윤호는 절반도 넘는 64경기에 등판했다.

18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기아전에서도 총력전은 볼만했다. 4위와 5위가 격돌한 이 경기는 포스트시즌 향방을 좌우할 수도 있는 '빅게임'. 한화는 2-2인 3회에 선발투수 리스를 강판시키고 이 이닝에만 4명의 투수를 투입하며 안간힘을 썼다.

선수들도 매경기 긴장하기는 마찬가지. 기아 이종범은 한화전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후배들을 불러모아 "최선을 다하자. 최선을 다하고 지면 어쩔 수 없지만 우리가 가진 힘을 보여주지도 못하고 물러서는 건 아쉽지 않느냐"며 독려했다.

이 경기에서 기아 신동주는 3회 무사 1,2루에서 보내기 번트를 위해 타석에서 방망이를 두차례나 교체하는 신중함을 보였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사력을 다하는 모습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예외가 아닌 듯. LA다저스 선발투수 박찬호가 18일 샌디에이고전에서 중간계투로 등판한 게 그 단적인 예다.

<대전=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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