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수비 받쳐줘야 조직력 산다"

  • 입력 2001년 9월 17일 18시 42분


《나이지리아와의 두 차례 평가전을 끝낸 뒤 전문가들은 한국축구대표팀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리지 않았다. 1승1무로 우세를 지키긴 했지만 경기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다는 지적이었다. 특히 수비라인에서 결정적인 문제점이 드러나다 보니 전체적인 조직력의 부재로 이어졌다는 게 전체적인 평가였다. 그러나 이들은 이번 평가전의 성과로 이천수 이동국 최태욱 등 ‘영파워’의 등장을 꼽았다.》

▽수비〓조윤환 전 부천 SK 감독은 “마땅히 능력 있는 선수를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한국이 내년 월드컵에서 유럽 등 강팀을 상대하기 위해선 수비쪽에 비중을 둬야 하는데 지금으로선 선수구성부터 문제가 있다는 지적.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선수기용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1차전에 중앙수비수가 아닌 김상식을 투입해서 문제가 됐는데 2차전 때는 최진철을 투입해 수비가 안정됐다는 것. 결국 중앙수비 전문선수에게 맡겨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이 점에서 사이드백이나 미드필더로 활약하다 중앙수비수로 내려가 비교적 안정된 플레이를 펼친 송종국에 대해서도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며 평가를 유보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수비라인에 스피드와 파워가 좋은 젊은 선수의 보강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미드필드〓허정무 KBS 해설위원과 조윤환 전 감독은 미드필드진 구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수비가 허술하다보니 공격형 미드필더보다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투입하게 되면서 전체적인 라인업에 불균형이 생겼다는 것. 1차전 때 중앙미드필더로 나선 송종국을 비롯해 최성용 김남일 등이 모두 공격형이 아니라 수비형. 이러다 보니 2차전에선 수비가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지만 공격에선 경기운영 능력과 템포조절, 그리고 패싱력에서 떨어졌다는 분석. 이에 따라 스피드가 좋은 이천수와 최태욱의 좌우 돌파력에만 의존하는 단순한 공격플레이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는 것.

한국이 2차전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수비형 미드필더를 대거 투입해 강력한 압박축구로 수비의 안정을 찾은 게 큰 힘이 됐지만 강팀을 만나 보다 활기찬 플레이로 승리하는 경기를 하기 위해서는 공격형 미드필더의 보강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공격〓허정무 위원은 공격루트가 너무 단순했다고 분석했다. 미드필드 플레이가 잘 안 되다보니 사이드돌파에 이은 센터링에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것.

신문선 위원도 미드필드에서부터 짧게 이어는 패싱플레이가 부족하고 감각적인 스루패스 등 게임을 전체적으로 리드해줄 플레이메이커의 부재가 아쉬웠다고 말했다. 골결정력을 키우는 것도 해결과제. 이동국과 최용수가 비교적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아직도 결정적인 찬스에서 골로 연결하지 못하는 플레이가 너무 자주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 이들은 2차전에서 좌우에서 많은 센터링이 올라갔는데 타이밍을 잘 잡지 못해 제대로 헤딩슛으로 연결하지 못한 점도 보완해야 할 점으로 꼽았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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