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美 금리 0.75~1%P 내릴것"…유럽등 동시 인하예상

  • 입력 2001년 9월 13일 18시 59분


미국의 동시다발 테러에 이어 미국과 유럽 등에서 동시다발 금리인하가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지고 있다. 대형 테러로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가 동시침체(global recession)에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미국의 APDJ와 CBS마켓워치 등 외신들은 12일부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0월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0.75∼1%포인트를 전격적으로 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보도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거론되던 금리 인하폭(0.25%포인트)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킴 루퍼트는 “FRB가 10월2일 FOMC에서 금리를 0.5∼1%포인트까지 낮출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웰스파고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성원 손도 “90년 걸프전 때 FRB는 경기위축에 대응해 2개월 동안 1%포인트를 내렸다”며 “현 상황도 걸프전 때와 비슷한 것을 감안할 때 의외로 큰폭의 금리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데스투자자문 김한진 상무는 “이번 테러로 미국 성장률은 당초 예상했던 1∼1.5%에서 0.5∼1% 낮아져 0%대에 그치는 글로벌침체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재정지출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금리를 내리더라도 당장 소비심리가 회복되지는 않겠지만 그 시기를 앞당기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인하에 소극적이던 유럽중앙은행(ECB)도 13일(현지시간) 긴급이사회를 열 예정이어서 금리인하 가능성도 제기됐다. 빔 뒤젠베르크 ECB 총재는 “필요하다면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에서 금리를 내릴 경우 한국은행도 10월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미국의 UCLA 앤더슨스쿨의 에드 리머 교수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올 3·4분기에 1.1% 감소할 것”이라며 “내년 1·4분기에 0.1%의 성장률을 보일 때까지는 당분간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는 등 미국경제는 이미 불황의 초입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리머 교수는 “이번 불황은 짧고 완만할 공산도 크지만 기업들의 실적악화, 장비 소프트웨어 구매 감소로 장기적이며 극심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미국경제는 올해 1%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내년에도 0.8%의 성장에 머물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찬선·이진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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