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포항-성남 ‘맥빠진 잔치’…단조로운 공격 무승부

  • 입력 2001년 8월 29일 22시 28분


“한국축구가 요즘 왜 이럴까.”

하계유니버시아드 남자축구 4강전에서 한국이 일본에 0-1로 패배한 시간 국내 프로축구 그라운드는 ‘재미없는’ 플레이로 관중을 실망시켰다.

29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2001 포스코 K리그 성남 일화-포항 스틸러스전. 1위 포항과 2위 성남의 맞대결이었으나 맥빠진 플레이로 잔뜩 찌푸린 날씨 속에서도 경기장을 찾은 1만여 축구팬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올 시즌 최강팀들이 펼치는 경기인 만큼 ‘축구황제’ 펠레가 명명한 축구의 또 다른 이름, ‘아름다운 게임(Beautiful Game)’을 펼칠 것으로 기대됐으나 결과는 0-0의 무승부.

이날 양팀은 전반 내내 지루한 미드필드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공격다운 공격 한 번 선보이지 못했다. 측면 돌파에만 의존한 공격 루트가 단조로웠고 공수 간격이 지나치게 벌어져 축구의 생명인 박진감마저 찾아보기 어려웠다.

후반 들어 성남은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진의 실책을 틈 타 황연석 샤샤가 잇따라 결정적인 찬스를 맞았지만 김병지의 선방에 막힌 데다 정확하게 골을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했다. 성남은 이날 슈팅을 27차례나 기록했지만 대부분 미드필드에서 부정확하게 올라온 볼을 앞으로 차는 데 그쳤고 포항 역시 9차례의 슈팅을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거스 히딩크 축구대표팀 감독은 올 초 국내 프로축구 경기를 보고 ‘걸어다니는 게임(Walking Game)’이라고 낮게 평가했다. 적어도 이날 포항-성남의 경기만을 놓고 볼 땐 히딩크 감독의 지적이 맞아 보였다.

어쨌든 1무를 사이좋게 나눠 가진 포항과 성남은 1, 2위를 그대로 유지했다.

목동에서는 홈팀 안양 LG가 2골 1도움을 기록한 프로 2년차 박정환의 신들린 플레이에 힘입어 골잡이 김현석이 전반 9분 퇴장 당해 10명으로 맞선 울산 현대를 4-0으로 대파했다. 안양은 6승6무4패(승점 24)로 5위를 지키며 1위 포항에 승점 3점차로 따라붙었다.

한편 부천 경기에서는 홈팀 부천 SK가 고종수가 빠진 수원 삼성을 2-1로 누르고 8위에서 6위로 뛰어올랐다.

부천은 우루과이 용병 샤리가 전반 26분 선제골을 터뜨려 앞서 나갔다. 반격에 나선 수원은 전반 40분 이기형이 동점골을 잡아냈으나 후반 8분 부천 최거룩에게 결승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성남〓배극인·양종구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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