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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8월 21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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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상 10m의 위험한 작업현장에서 기능공들과 함께 돌을 깨거나 산소통을 메고 용접하는 일을 통해 캔버스작업에서 느낄 수 없었던 역동성과 깊고 그윽한 감각을 맛볼 수 있었다고 말한다.
“20년 이상 평면작업을 해왔지만 사각형의 캔버스 안에만 갇혀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 같은 작업을 하는 데는 이골이 났어요. 입체작품을 하면서부터는 뭔가 살아있는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난달 그는 6개월의 작업 끝에 전북 고창의 공설운동장에 성화대(높이 10m)를 완성했다. 이 작품은 고창의 상징물인 고인돌 형상을 하고 있으면서 바로 옆에 커다란 초록색 잎 모양의 조각이 붙여져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린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1월에는 큰 나뭇잎이 포개진 모양의 광주 서구 조각분수대를, 올 6월에는 대구 월드컵 축구경기장의 성화대를 만들기도 했다.
“공사를 많이 수주할 수 있었던 건 운이 좋아서기도 하겠지만 제가 열심히 뛰어다닌 덕분이기도 합니다. 물심양면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작품을 만들어내니 입소문이 전해져 다른 곳에서도 작품 의뢰가 계속 들어오더군요.”
앞으로도 캔버스 작업과 환경조형물 작업을 절반씩 하겠다는 그의 다짐 속에 현실을 적극 개척해나가려는 한 작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