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아버지 빼닮은 '정이품송'

  • 입력 2001년 8월 20일 21시 21분


충북 보은의 정이품송(正二品松·천연기념물 103호) 주변에서 자라는 이 나무 ‘자식’들 가운데 일부가 ‘아버지’를 특히 많이 닮아 대를 이을 ‘후손’이 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수령이 800년 안팎으로 알려진 정이품송은 수년 전부터 수세(樹勢)가 악화돼 힘든 노년을 보내고 있다.

보은군과 충북도 산림환경연구소에 따르면 ‘정이품송 대 잇기 사업’ 차원에서 81년 이 나무에서 솔방울 10개를 채취, 그 가운데 5개의 씨를 정이품송 주변에 심어 키우고 있는데 그 중 한그루가 ‘부친’을 형질을 많이 띠고 있다는 것.

이 나무는 현재 높이 5.9m, 직경 20㎝, 수관폭(나뭇잎이 있는 부분의 넓이) 4m 가량인데 △줄기가 곧고 길며 △수관이 정삼각형 형태를 띠고 △가지들이 우산살 모양이며 △우아한 자태를 간직한 정이품송의 특성 가운데 앞의 두 가지를 충족하고 있다.

보은군 관계자는 “지금까지 솔방울의 씨를 발아시키는 방식으로 2000여 그루를 키우고 있지만 이 소나무가 가장 ‘아버지’와 흡사해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그러나 소나무는 적어도 50년 이상은 돼야 그 형태를 알 수 있어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한편 산림환경연구소측은 앞으로 정이품송의 형질에 더욱 가까운 후손을 만들기 위해 정이품송의 솔방울 씨를 발아시켜 키운 묘목에 정이품송의 가지를 다시 접목시키는 새로운 방식의 대 잇기 작업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보은〓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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