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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8월 16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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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정부 부처도 전쟁이라는 용어를 남용하기는 마찬가지다. ‘귀경 전쟁’ ‘주차 전쟁’ ‘범죄와의 전쟁’ ‘매춘과의 전쟁’ ‘불법 광고물과의 전쟁’ ‘신문과의 전쟁’ 등이 단적인 예다. 이는 부지불식간에 사람들에게 전쟁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또 전쟁에 대한 내성(耐性)도 심어줄 수 있다.
사전적인 의미에서 전쟁은 ‘병력에 의한 국가 상호간 또는 국가와 교전 단체간의 투쟁’을 의미한다.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언론은 사실과 현상을 전달할 때 적절한 용어를 선택해야 한다. 단지 세상의 이목과 관심을 끌기 위해 과격한 용어들을 사용한다면 세상을 더욱 험악하게 만드는 일에 언론이 선도적 역할을 한다는 비난을 받아도 마땅하다.
사람의 사회적 위치가 의식을 규정하고 언어는 사회 구성원의 의사소통 매개체이다. 언론에서 전쟁이라는 용어를 남발하면 세상이 어둡게 비치기 쉽고 대화로 풀 것도 싸움을 해야 해결되는 사안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언론 매체들은 전쟁이라는 용어를 대체할 만한 좋을 말을 찾아주길 바란다.
정 대 석(서울 송파구 잠실5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