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의 명품이야기]살바토레 페라가모

  • 입력 2001년 7월 19일 18시 44분


세계 여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구두 메이커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예술혼이 살아 있는 명품 브랜드. 명품의 첫째 조건을 창조성으로 본다면 창업주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구두 디자이너 중의 미켈란젤로’라 불릴 만하다.

페라가모는 이탈리아 나폴리 근교의 몹시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신발에 관심이 많았던 페라가모는 아홉 살에 처음 구두를 디자인했다. 16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할리우드 영화의 소품으로 쓰이는 카우보이 부츠, 신데렐라 구두 등을 제작하였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할리우드 영화 스타들의 맞춤구두를 제작하면서 ‘스타들의 구두장이’라는 명성을 얻게 된다. 이 유럽의 시골 출신 구두장이는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1927년 고국 이탈리아 피렌체에 그의 첫 번째 유럽 상점을 연다.

사업적인 성공보다 더 빛나는 것은 창조에 대한 그의 열정과 노력. 페라가모는 구두 하나에 모든 것을 걸었고 편안한 구두를 만들기 위해 해부학까지 공부했다.

1947년 패션의 오스카상인 ‘니먼 마커스상’을 수상함으로써 그의 노력은 보상을 받는다. 페라가모는 평생동안 2000개의 수제화 스타일을 만들어 냈다. 코르크로 만든 웨지 솔(Wedge Sole : 뒤꿈치 부분이 높은 구두)과 뾰족한 핀 힐, 그리고 피라미드 모양의 힐과 유리구슬이 박힌 파티용 구두, 악어가죽을 이용한 구두 등 그는 수많은 발명과 시도를 했다.

62세에 타계한 페라가모의 브랜드는 가족들에 의해 패션제국으로 성장하였다. 1996년에는 에마뉘엘 웅가로의 패션하우스를 인수해 구두뿐만 아니라 핸드백 스카프 모피 화장품 등 패션 전반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패션은 대표적인 로 테크놀로지(Low Technology)산업이다. 하지만 첨단 하이 테크놀로지 산업에는 없는, 인간의 감성을 파고드는 종교 같은 마술이 그 속에는 있다.

홍성민(보석 디자이너)Client@jewelbutt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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