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IT경기침체…갈길잃은 투자자 "내수관련주로 방향바꿔?"

  • 입력 2001년 7월 18일 18시 31분


약세장에 비빌 언덕은 역시 ‘내수 관련주’인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산업의 실적이 좀처럼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내수경기와 관련된 종목군에 시장의 무게중심이 점차 옮겨가고 있다.

이들 종목들은 올해 약세국면에서도 주가를 꿋꿋이 지켜낸 종목들. 무엇보다 정부가 내수경기를 살리는 쪽에 강한 의지를 표명하면서 적지 않은 수혜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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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경기회복 멀었나〓우리나라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반도체산업의 실적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점차 확산되면서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당초 17일 발표한 인텔 실적호전 효과로 반등을 기대했던 우리 증시는 18일에도 무기력하게 무너져 IT실적 호전에 따른 경기회복 예상시기가 더 늦춰지는 분위기다.

실제 우리 경제는 IT산업과 비IT산업간의 불균등한 모습이 뚜렷이 나타나 IT산업이 전체 제조업에 생산증가에 기여한 비율은 지난해 3·4분기의 16.2%에서 5월에는 0.8%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IT경기회복 없이는 경기저점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대우증권 이영원 연구위원은 “세계적인 IT경기 부진에 따른 수출 감소가 우리의 전체적인 경기하락을 주도하고 있다”며 “하지만 예외적으로 비켜나 있는 기업들이 내수 판매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며 이들을 주목할 만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내수관련 종목 여전히 매력적〓5월29일 종합주가지수가 고점을 찍은 이후 하락국면에서도 상승률이 두드러졌던 종목들은 △신세계 등 유통업종 △태평양, 코리아나 등 화장품업체 △농심, 동양제과, 하이트맥주, 한섬 등 음식료 및 의류업체 △삼천리, 부산가스 등 전력가스 업종.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수출비중이 거의 제로에 가까워 수출에 따라 좌지우지되지 않는다는 것. 또 업종 내 포진하고 있는 업체들의 실적이 대부분 우량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와 함께 하락국면에서 상승국면으로 전환하는 추세 반전시기가 올 경우에도 종목교체가 쉽다는 것이 매력 포인트.

SK증권 현정환 애널리스트는 “내수관련주들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4∼5월에 많이 올랐다가 최근 한달간 조정을 거쳤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IT경기와 무관하다는 점과 내수소비심리가 살아있다는 점 때문에 당분간 틈새시장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내수경기 진작의지를 밝히면서 건설업종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지만 전반적인 업종지수가 상승하기보다는 중소형 우량주에 상승이 국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지난달까지 경기회복 심리가 한껏 고조되면서 시장의 관심을 끌었던 수출 관련 종목들은 하반기에 메리트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삼성투신운용 김기환 상무는 “경기 저점의 도래시기가 지연될수록 내수 관련 종목군들의 메리트는 오래갈 것”이라며 “기술주의 경우 단기매매를 하든지 아예 1년 이상을 기다린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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