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코스닥 장비업체株 "힘빠지네"

  • 입력 2001년 7월 12일 18시 50분


반도체 제조업체나 통신서비스업체들의 설비투자 계획이 하반기에 대폭 축소조정된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반도체 및 통신장비 중심의 코스닥 정보기술(IT)주의 주가가 활력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증권시장이 10월부터 적용하는 새로운 분류기준에 따르면 코스닥 장비업체들은 반도체 37개사, 통신 65개사 등 모두 102개사에 달한다. 이는 코스닥 IT종목 237개사의 43%, 증권투자회사를 제외한 코스닥 전체 종목 592개의 17%에 해당한다.

이처럼 비중이 높다 보니 코스닥 장비업종 주가는 IT업종 주가의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그런데 장비업체들의 매출과 수익은 삼성전자, 한국통신, SK텔레콤 등 발주업체들의 설비투자 규모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반도체 장비〓삼성전자의 투자 축소분을 하이닉스반도체(7000억원)와 동부전자(4억7000만달러) 등이 보충해 제조업계 전체의 투자규모는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3월 투자계획을 연초의 5조8000억원에서 4조5000억원으로 줄인 삼성전자는 20일 투자설명회(IR)를 통해 또다시 수정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대우증권 정창원 선임연구원은 “회사측이 ‘캐시 플로우(보유 현금) 내에서 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고 현재 현금보유량이 5000억원가량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투자계획이 추가로 5000억원가량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최근 주식예탁증서(DR) 발행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하반기에는 7000억원가량의 설비투자를 계획중이어서 관련 장비업체들의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정 연구원은 “반도체장비 업체중 실적이 좋아지는 곳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주성엔지니어링 등 단가가 높은 전공정장비 업체들이 그나마 맷집이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 장비〓통신서비스업체들의 하반기 투자 규모는 상반기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신영증권 노근창 팀장에 따르면 한통프리텔의 경우 상반기 6500억원에서 하반기에는 1600억원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선통신사업자들의 투자 부진은 훨씬 더 극적이어서 올해 연간 투자규모가 한국통신은 3조5000억원에서 2조5000억원으로, 하나로통신은 당초 목표치의 절반수준으로 감소될 것으로 추정된다. 두루넷 드림라인 데이콤 등은 1000억∼25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노팀장은 “발주 부진에 따라 통신장비업체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될 전망이며 다만 소비자들의 기호 변화에 따라 매출이 큰 영향을 받는 이동통신단말기 제조업체들은 상반기에 비해 다소 호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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