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1원연체해도 신용불안 '낙인'

  • 입력 2001년 6월 6일 18시 39분


신용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그러나 의외로 신용에 대해 나몰라라 하는 이들이 적잖다. “까짓 천원정도야”하다가 신용불량자가 되는 어이없는 사태에 직면해서야 발을 동동 구르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사회가 발달할수록 중요성을 더해가는 신용관리에 대해 알아봤다.

▽신용불량의 함정〓신용불량자가 되는 것은 간단하다. 은행의 경우 1원이라도 3개월 이상 연체할 경우, 신용카드는 5만원 이상 3개월 이상 연체할 경우 곧바로 은행연합회가 관리하는 신용불량자 리스트에 오른다.

일단 신용불량자가 되면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진다. 혹 빌릴 수 있더라도 일반 대출금리보다 훨씬 높은 고리(高利)다. 단돈 1원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됐더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금융권으로부터의 신규 대출중단은 물론 기존 대출에 대해서도 회수와 채권보전을 위한 여러 조치가 취해진다. 연대보증 자격 역시 박탈된다. 모든 카드거래가 정지되는 것은 물론이다.

부랴부랴 연체금을 모두 갚아도 은행 등 금융기관은 신용불량 기록을 1∼4년간 보존하고 대출을 해주지 않는다. 순간의 실수로 엄청난 대가를 치르는 셈이다.

▽신용은 돈이다〓따라서 신용관리는 생활의 기본일 수밖에 없다. 일단 신용을 잃으면 금융기관을 통한 어떠한 재테크도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돈없이 살 수 있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신용은 곧 돈인 셈이다.

예전에야 은행 지점장의 스타일에 따라, 혹은 지점의 성격에 따라 대출한도나 자격제한 등이 들쭉날쭉했다. 그러나 요즘 금융기관들은 고객의 개인정보와 금융기관과의 거래 상황 등을 종합, 신용상태를 평가해 대출을 결정하는 시스템인 신용평가시스템(CSS·Credit Scoring System)을 도입하고 있다. 같은 은행이면 어느 지점에서나 똑같은 기준을 적용받는다.

이에따라 신용을 잘 관리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과의 차이는 점점 커질 수 밖에 없게 됐다. 좋은 신용을 갖고 있는 이들은 남들보다 싸게, 많은 금액을 빌릴 수 있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금융권에서 빌릴 경우 신용불량자와 우수고객은 연 이자에서 10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게 현실이다. 은행권은 물론 최근 카드사들이 신용등급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화하는 시스템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어 이같은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다.

▽신용관리의 노하우〓그렇다면 어떻게 신용을 관리해야할까. 우선 부채상황을 점검해야한다.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은 얼마인지, 보증선 금액은 얼마인지 꼼꼼히 체크하는 게 급선무다. 바쁜 일정 등으로 일일이 관리하기 어렵다면 월급 통장에 자동이체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연대보증을 선만큼 신용한도가 줄어드니 보증은 서지않는다. 이미 연대보증은 은행연합회의 신용전산망에 등록돼 신용대출을 3000만원 받을 수 있는 고객이라도 2000만원 연대보증을 섰다면 정작 자신이 빌릴 수 있는 돈은 1000만원으로 줄어든다. 따라서 불가피할 경우 보증보험을 이용하거나 보증액수를 쪼개 여러 보증인을 세우는 게 좋다.

신용위험이 제거됐다면 주거래은행을 선정하는 게 우수고객이 되는 지름길이다.은행마다 급여이체 신용카드사용실적 공과금 자동이체 등을 점수화해 우수 고객에게는 0.2∼0.5%까지 금리를 우대한다. 또 거래금액에 따라 우대혜택은 더 커진다. 따라서 맞벌이 부부라면 같은 은행을 이용하는 게 좋다.

하나은행 김성엽재테크팀장은 “CSS의 개발로 연체, 신용카드 사용실적 등 많은 부분이 신용도에 반영되는만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신용으로 인한 혜택과 불이익의 차이는 날로 커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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