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한-일 합작영화 군산서 찍는다

  • 입력 2001년 6월 5일 21시 11분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를 기념하는 양국 합작 영화가 제작된다.

한국측 영화사인 ㈜싸이더스(대표 김형순)는 일본측 ㈜아톤 영화사(대표 곽충량·재일교포)와 공동으로 재일교포들의 애환을 그린 영화 ‘밤을 걸고’를 전북 군산시에서 제작하기로 했다고 5일 발표했다.

이 영화는 8월초 촬영에 들어가 내년 한·일 월드컵 개최일에 맞춰 양국에서 동시 상영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두 영화사는 군산시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어 소룡동 지방산업단지 안에 있는 옛 우민주철 부지에 50년대 일본 오사카 지역의 조선인 촌락을 재현한 세트장을 지난 1일부터 짓고 있다.

영화 ‘밤을 걸고’는 제작비가 50억원으로 양국 영화사에서 공동 부담할 예정이다.

감독은 재일교포 2세로 일본 신주쿠 양산박 극단의 대표이자 연출가인 김수진(金守珍·48)씨.

원작도 재일교포인 양석일씨가 썼으며 남자 주인공은 일본의 유명 배우인 야마모토 타로오(山本太郞)가 맡는다.

김응수(金應洙)프로듀서는 “군산항은 일제때 호남평야의 쌀 공출을 위해 조성된 항구이기 때문에 당시 분위기와 일본식건물이 많이 남아 있어 이곳에서 영화의 70% 가량을 찍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한 일 두나라간 불행한 역사의 희생자들인 재일 교포들이 양국의 화해를 위해 나서야 할 때라는 일본측 취지에 공감해 합작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덧붙였다.

영화 ‘밤을 걸고’는 58년 당시 아시아 최대의 병기공장이 있던 오사카 지역의 조선인 촌락에 사는 재일 한국인들이 생존을 위해 병기의 잔해를 훔쳐 팔면서 겪게 되는 삶의 애환과 일본 경찰과의 대립, 사랑 등을 그리고 있다.

<군산〓김광오기자>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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