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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30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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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14인은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9명)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반면 충청, 강원지역의 초재선의원들은 단 한명도 이에 끼지 않았다. 14인의 뿌리를 찾는다면 지난해 말 동교동계에 반기를 들었던 ‘초선의원 13인 모임’과 ‘바른정치모임’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에도 충청, 강원지역 의원들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나 충청권의 한 초선의원은 “처음부터 논의구조에서 빠져 있어 참여를 한 충청권 의원들이 없지만 전반적 기류는 성명파에 동조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호남권 의원과 전국구 의원들 거의 대부분이 29일의 초재선 회동에 참석하지 않은 점도 눈길을 끈다. 아무래도 동교동계와 가깝거나 동교동계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문철기자>fullmoon@donga.com
▼당정쇄신 참여파▼
“우리는 모든 것을 걸고 (당 쇄신운동을) 하고 있다.”
민주당 김태홍(金泰弘)의원은 의원 워크숍을 하루 앞둔 30일 아침 동료 초선의원들과 함께 당 쇄신책을 논의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의 표정은 비장하기까지 했다.
소장파 초재선 의원들은 이날 24, 25일의 성명이나 29일의 ‘14인 모임’에 빠진 의원들을 상대로 세 확산을 꾀하는가 하면, 삼삼오오 모여 워크숍에서 제기할 문제들을 구체화하고 발언 수위를 논의하기도 했다.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 등은 “당에 대한 우리들의 충정을 갈등이나 분열로 보는 견해를 단호히 배격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홍(金泰弘)의원은 “다음 총선 때 공천을 못 받는 한이 있어도 여권 시스템만은 고쳐야 한다. 워크숍에서 흥분하다 보면 특정인을 거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재정(李在禎) 의원은 “내일 워크숍이 당으로서는 절체절명의 마지막 기회”라며 배수진을 쳤다. 워크숍의 진행 상황에 따라 일전을 불사할 수도 있다는 의미였다.
이와 관련해 29일 모임을 가진 초재선 의원 14명은 “아직은 세(勢)가 약하기 때문에 특정인을 거론하지 못하지만 30, 31일 이틀간 지지의원 확대 작업을 하는 등 세를 모아 워크숍에서는 좀더 구체적인 요구를 내놓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박인상(朴仁相)의원 등 초선의원 5명은 이날 김중권(金重權)대표를 만나 “워크숍에서 제기되는 요구 사항을 진솔하게 대통령에게 모두 건의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으로 거사를 앞둔 이들은 내심 불안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한 초선의원은 “사실은 청와대(대통령)가 보자고 해도 두려움이 앞서고 워크숍도 두려움이 앞선다”고 말했다.
<윤종구기자>jkmas@donga.com
▼당정쇄신 비참여파▼
당정 쇄신 운동의 한가운데에 있는 민주당 ‘참여파’ 초재선 의원들과는 달리 사태의 흐름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비참여파’ 초재선 의원들 또한 마음 고생이 심하다.
정세균(丁世均) 기조위원장이나 추미애(秋美愛) 지방자치위원장은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 신기남(辛基南) 천정배(千正培)의원 등과 함께 ‘바른정치실천연구회’의 핵심 멤버다. 하지만 지금은 주요 당직을 맡고 있어 참여파와 행동을 같이하기가 쉽지 않다.
민주당 초재선의원(총88명) | ||
| - | 초재선모임(29일)참석자 | 비참석자 |
| 선수별 | 재선 4 초선10 | 재선 26 초선 48 |
| 지역별 | 수도권 9 호남권 3전국구 2 | 수도권 34 강원 4 충청권 5호남 16 전국구 15 |
| 주요 당직자(최고위원+당4역회의참석자) | ▽최고위원정동영▽당4역회의 참석자이호웅 정범구 이재정 | ▽최고위원김근태 김기재▽당4역회의 참석자박상규 추미애 전용학 정세균 신계륜 조재환 최영희 이희규 이낙연 강운태 김성순 이미경 송훈석 |
민주당 개혁파 소장의원들 주장 | |
| 정동영(재선) | 당이 변신할 수 있는 기회다. 문제의 본질은 지금이 당의 위기라는 것이고, 모두가 위기의식을 공감해야 한다는 것이다. |
| 정범구(초선) | 전면적 여권쇄신이 본질인데 당내 인사갈등으로 비쳐지고 있다. |
| 이재정(초선) | 당이 대통령 하수인도 아니고, 스스로 중심이 돼서 결단을 내리는 체제가 돼야 한다. |
| 김태홍(초선) | 세를 모으기 위해 지지의원 확대작업을 하자. |
| 이종걸(초선) | 당에 대한 우리들의 충정을 분열로 보는 견해는 단호히 배격한다. |
| 이호웅(초선) | 이대로 가다가는 당에 희망이 없다. |
| 임종석(초선) |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목표와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
| 천정배(재선) | 개인의 이익을 위해 주장하는 게 아니고 당과 나라의 앞날을 위해 올바른 방향을 표명한 것이다. |
| 신기남(재선) | 비공식라인이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국정의 효율적 수행을 가로막고 있다. |
| 정장선(초선) | 여권 수뇌부의 쇄신을 요구하고 대통령에게 결단을 맡기자. |
정세균위원장은 “초재선 의원들의 행동을 충정의 발로라고 평가하고 있다”며 ‘정풍(整風) 운동’의 취지에 동감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 당에 있다. 그래서 워크숍 등 장(場)을 만드는 것 아니냐”며 공식라인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2차 성명 발표가 있었던 25일 모임에 참석해 추가적인 집단 행동을 만류했던 김민석(金民錫)의원은 “워크숍에서 공식적으로 입장을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김의원은 29일 14인 모임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신계륜(申溪輪)의원 또한 개혁 성향이 강한 의원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이번 초재선 의원들의 문제 제기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는 경우다. 그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문제 제기의 통로를 개척하는 것도 결국 의원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초재선 의원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장성민(張誠珉)의원은 김중권(金重權)대표의 핵심 측근이라는 이유 때문에 행동 반경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 또 1차 성명 발표에 참여했던 김성호(金成鎬)의원은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재선의원들을 향해 “초선 의원들의 원래 취지를 왜곡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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