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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14일 16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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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나는 직장을 다니고 있어 당번 날이 다가오면 걱정부터 앞섰다. 아이의 알림장에다 직장 때문에 갈 수 없다며 양해를 구하곤 했다. 그 때마다 선생님은 본인이 대신 하겠다며 신경쓰지 말라는 메모를 보내왔다. 학부모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선생님은 아이들 챙기기도 바빴다. 그런데도 나에게 너무 편하게 대해주셨다.
5년전 스승의 날에 급식도 못나가고 너무 죄송해서 급식 당번 못한 벌금이라는 편지와 함께 얼마의 돈을 봉투에 넣어 아이 편에 보냈다. 하지만 며칠 후 선생님께서 장문의 편지를 보내왔다. 아이들의 급식은 선생님이 거들어도 되고 힘들게 번 돈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돈을 되돌려 보내면 미안해할 것 같아 저축의 날에 아이의 통장에 입금하겠다고 하셨다.
너무 부끄럽고 짧은 생각에 한 동안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당시는 부끄러워 감사의 말도 전하지 못했다. 지금은 다른 학교로 옮기신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도 이런 선생님들이 많이 계신다.
거제도 옥포초등학교의 김순외 선생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하영실(ysha40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