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뜨겁다]몸 낮추는 '與 골프'…발 빨라진 '野 골프'

  • 입력 2001년 5월 11일 18시 23분


▼여 '내기 골프' 파문이후 "당분간은 안치겠다"▼

여 3당 지도부의 ‘내기 골프’ 파문 이후 당사자들이 몸을 낮추고 있다.

민주당 권노갑(權魯甲) 상임고문은 12일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 이어령(李御寧) 전 문화부장관 등과 함께 하기로 했던 골프모임을 취소했다. 권 고문은 “앞으로 당분간은 골프를 하지 않겠다”고 주위 사람들에게 선언했다는 후문이다.

당의 한 고위인사는 “권 고문이 지난해 12월 2선 후퇴 후 마음 고생이 심할 때 유일한 위안이 골프였는데, 골프 때문에 정치적 타격을 입은 데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며 “권 고문이 코가 석자나 빠져 있어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라고 말했다.

민국당 김상현(金相賢) 최고위원은 11일 열린 ‘화해 전진포럼’ 창립준비모임에 잠깐 얼굴만 내비쳤다.

이 모임을 위해 상당히 적극적인 역할을 해온 그였지만 이날은 참석자들에게 “나 때문에 여러 분들에게 폐를 끼친 것 같아 너무 미안하다”고 간단히 인사만 한 뒤 10분도 안돼 자리를 떴다.

민주당 동교동계 비서출신 의원들도 13일로 잡아두었던 골프모임을 취소했다. 이들은 “당분간 동교동계 의원들의 골프모임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철기자>fullmoon@donga.com

▼한나라 중진들 虛舟와 라운딩▼

여(與) 3당 지도부가 ‘내기골프’ 파동으로 곤욕을 치른 가운데 5월 임시국회를 소집해놓은 한나라당 의원들도 줄줄이 골프 행렬에 나섰다.

박희태(朴熺太) 부총재와 신경식(辛卿植) 의원 등은 11일 경기도의 한 골프장에서 최근 3당 정책연합에 참여한 민국당 김윤환(金潤煥) 대표와 라운딩을 함께 했다. 양측은 “특별한 정치적 의미는 없다. 원래 가까운 사이들 아니냐”고 해명했으나 이회창(李會昌) 총재와 앙금이 깊은 김 대표와 한나라당 중진간의 골프회동에 여러 가지 해석이 뒤따랐다.

최병렬(崔秉烈) 김진재(金鎭載) 부총재, 박관용(朴寬用) 지도위원, 박종근(朴鍾根) 의원 등도 같은 장소에서 따로 팀을 구성, 골프를 함께 했다.

10일에는 한나라당의 부산고와 경남고 출신 의원들이 3팀으로 나눠 출신 학교간 골프대결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고 팀으로는 최병렬 김진재 박관용 안경률(安炅律) 허태열(許泰烈) 최병국(崔炳國) 의원이, 경남고 팀으로는 박희태 김기춘(金淇春) 나오연(羅午淵) 정문화(鄭文和) 엄호성(嚴虎聲) 의원 등이 출정했다는 것.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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