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그게 이렇군요]北 '경의선' 손 떼나… 잠시 쉬나…

  • 입력 2001년 5월 10일 15시 12분


남북관계가 소강상태인 가운데 북측이 최근 경의선 연결공사를 위한 인원과 장비를 철수한 것으로 밝혀지자 정부는 북측의 진의 파악에 부심하고 있다.

경의선 복원은 단순히 끊어진 철길을 잇는다는 차원을 넘어 남북간 화해와 협력을 상징하기 때문에 공사가 차질을 빚을 경우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이 결코 작지 않다.

정부는 정보 채널을 총동원해 북측이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이상 유지했던 숙영지와 군 병력, 공사 장비 등을 철수시킨 의도를 파악하는 한편 남북간 비공식 군사접촉 등을 통해 북측에 정확한 진의를 물어볼 계획이다.

일단 정부는 일부 시설물이 경의선 단절구간의 공사 현장에 남아 있고, 황해남도 일대에서 토지정리 사업이 벌어지고 있는 점을 들어 북측이 일시적으로 인력과 장비를 토지정리 사업 현장으로 옮긴 것으로 보고 있다.

식량난 극복이 최대 과제인 북측으로선 경의선 공사가 진척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인력과 건설장비를 마냥 놀릴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게다가 경의선 복원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도 지난해 6월 정상회담에서 언급했던 사안이므로 북측이 쉽게 약속을 파기하지는 못하리라는 것.

국방연구원의 서주석(徐柱錫) 북한군사연구팀장은 "북-미관계 경색에 따라 남북관계도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북측이 경의선 복원 공사만 진행할 수 없다는 현실적 이유에서 일단 인력과 장비를 철수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북측의 정확한 의도는 좀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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