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서봉수9단의 '천하넉점' 발간

  • 입력 2001년 5월 9일 18시 59분


◇서봉수9단이 전하는 접바둑서 이기는 법

“접바둑에서 상수가 귀에 걸쳐오면 무조건 날일자로 받아라. 그 외의 수는 생각하지도 말아라.”

시중에 접바둑용 바둑책이 많이 나와있지만 이런 식의 강의는 찾아보기 힘들다. 보통 날일자로만 받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는 게 정설아니던가.

그러나 실전 바둑의 대가 서봉수 9단은 ‘서봉수의 천하넉점’(업투·8800원)을 통해 정통과 정설을 무시하고 그가 독창적으로 고안했다는 ‘이기는’ 전술을 선보인다. 천하넉점이란 넉점만 놓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는 의미.

그의 논리는 오직 하나. 하수가 지는 것은 자기 말을 지킬 줄 모르기 때문이며 이기려면 수비부터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위축된 수’ ‘지나치게 견실한 수’라는 평을 듣더라도 절대 상수에게 덤비지 말고 지키고 연결하는 수를 우선해야 한다는 점을 시종 강조하고 있다. 주로 넉 점 바둑 초반에 나올 수 있는 상수의 술수를 유형화해 하수의 ‘쫀쫀한’ 대응방식을 살폈다.

‘이렇게 두는 것이 정수(正手)라는 자세에서 벗어나 이렇게 둬야 이긴다는 것을 몸에 익히라’는 것이 서 9단의 주문. 또 책 곳곳에 서 9단의 바둑 인생을 담은 40여 편의 ‘서봉수 스토리’가 섞여 있어 재미가 쏠쏠하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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