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주한 러대사 "푸틴 남북한-러 3각경협 중시"

  • 입력 2001년 5월 8일 18시 42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 대사를 자원했으며 앞으로 특히 경제 문화 분야의 교류와 협력에 힘쓰겠다.”

테이무라즈 라미슈빌리 신임 주한 러시아 대사(46)는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을 맞아 부임에 앞서 동아일보와 가진 단독 회견에서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라미슈빌리 대사는 외무부 내 다자외교와 인권 협력 분야에서 주로 일해 왔으며 대사로 임명되기 직전 국제인권협력국장을 지냈다. 대사 근무지로는 한국이 첫 국가. 11일 부임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 정부의 지난 1년을 평가한다면….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듯이 푸틴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여전히 높다. 가장 중요한 것은 1년 동안 실질적인 국민의 생활 수준이 향상됐다는 것이다. 취임 당시엔 체첸사태에다 경제 개혁을 위한 법적 기반의 미비, 연방정부와 지방정부의 갈등 등으로 인해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문제를 해결하고 일관성 있는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도 군과 사법제도 등에 대한 개혁이 진행되고 있다.”

―푸틴 정부 출범 이후 한―러 관계의 변화는….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 정부에서도 한국은 러시아 외교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2월 푸틴 대통령의 방한은 모든 분야에서 양국 관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푸틴 정부는 정치 안보 분야뿐만 아니라 경제 분야의 협력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특히 남북한과 러시아의 3각 경제 협력 방안을 내놓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이는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남북한간의 관계 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다.”

―북한의 개방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북한이 개방의 길로 들어섰다고 믿는다. 다만 속도를 조절하는 과정에서 외부로부터 진정한 개방 의사가 없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개방을 방해하거나 정체시키는 근본적인 문제는 없다고 본다.”

―그동안 인권 협력 분야에서 일한 전문가로 북한의 현재 인권 상황을 평가한다면….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논평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러시아는 항상 인권 문제에 대한 논의에서 열린 태도를 갖고 있다.”

―신임 주한 대사로서 한―러 관계 발전을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가장 큰 임무는 지난 한―러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사항이 실질적으로 이행되도록 하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각국 주재 대사들에게 ‘경제 외교’를 최우선시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문화에 관심이 많아 양국 간의 문화교류 증진을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라미슈빌리 신임 대사 약력▼

·1955년 그루지야 트빌리시 출생

·외무부 산하 모스크바국립국제관계대학(MGIMO) 졸업

·외무부 법제국에서 외교관 생활 시작

·주 제네바 대표부 근무

·외무부 인권협력국 국장 역임

·가족은 부인(43)과 1남(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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