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한국의 MK택시' 꿈꾸는 울산택시

  • 입력 2001년 5월 3일 22시 09분


“불친절하거나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한국의 MK택시’를 꿈꾸고 있는 울산 남구 매암동 울산택시㈜(대표 최영보·崔永保·61) 소속 택시 43대의 좌석 앞에는 안전띠 착용을 권유하는 스티커와 함께 이같은 글이 적힌 스티커가 한 장 더 붙어 있다.

지난 79년 11월 설립된 울산택시가 ‘친절택시’로 명성이 높은 일본 교토(京都)의 MK택시 경영기법을 도입한 ‘울산택시 비전 21 추진 운동’을 시작한 것은 2년여전인 지난 99년 3월.

이때 일본 MK택시를 견학하고 귀국한 대표 최씨는 영업용 택시의 고질적인 병폐인 불친절과 과속 난폭운전 등을 없애야 승객들의 사랑을 받는 택시회사가 된다고 보고 ‘친절(Kindness)’ ‘안전(Safety)’ ‘편리(Convenience)’ ‘청결(Cleanliness)’ ‘봉사(Service)’ 등 5대 목표(KSCCS)를 정해 실천하고 있다.

이를위해 울산택시는 매일 오전 4시부터 한시간동안 회사 운동장에서 종업원이 모두 참가한 가운데 회사가 자체 개발한 ‘울산택시 인사법’을 가르치고 있다. 우리말과 영어 일본어로 인사하는 교육을 실시해 지금은 기사 82명 전원이 영어와 일본어로 간단한 인삿말은 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지난달에는 기사 전원이 응급처치 교육을 받아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응급처지 자격증을 받기도 했다.

또 노조간부들로 ‘1일 사장제’를 실시, 회사의 모든 경리장부를 열람하도록 하고 있으며 기사들의 건강을 위해 탁구대와 당구장 헬스장 등을 갖춘 체력단련장도 갖췄다.

이 회사는 기사들에게 8벌의 제복을 제공하고 있으며 차안에는 살균 방향제와 개인 세면도구를 갖추도록 하고 있다. 장애인과 노약자에게는 요금을 받지 않고 회사가 대신 지급하고 있다.

또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회사에서 사고를 낸 기사와 경영진, 노조간부가 머리를 맞대고 앉아 사고원인을 분석한뒤 방어운전 요령을 숙지하는 교육을 실시해 지금은 거의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

대표 최씨는 “종업원의 도움 없이 회사 발전을 기대하기는 불가능하다”며 “이달안으로 2500만원을 사원 복지기금으로 출연하는 등 종업원을 위한 경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주택(朴周澤·48) 노조위원장은 “처음에는 동참하지 않던 조합원들도 투명경영과 경영진의 솔선수범에 감명을 받아 지금은 한사람도 빠지지 않고 ‘비전 21 추진운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정재락기자>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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