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캔손잡이 10만개로 이룬 '사랑의 휠체어'

  • 입력 2001년 5월 2일 21시 49분


제주시내 한 사회단체가 장애인에게 휠체어를 마련해주기위해 5년동안 10만여개에 이르는 음료수깡통 손잡이를 모았다.

제주시 바르게살기운동 용담1동협의회(위원장 윤치영·尹致榮·52)는 지난 96년부터 모은 깡통 손잡이 10만여개를 휠체어 1대와 교환해 2일 제주시 용담동사무소에 기증했다. 이 사회단체가 모은 깡통 손잡이는 60㎏으로 사과박스 2개를 채우는 분량. 깡통으로 헤아리자면 4t트럭 5대분량이다. 깡통들은 중간중간 재활용품으로 처리됐다.

이 사회단체는 한국지체장애인협회에서 깡통 손잡이 2만개를 모으면 휠체어 1대를 교환해준다는 소문을 믿고 지난 96년부터 회원 30명과 가족들이 깡통 손잡이 수집에 나섰다. 한라산 하천과 우도 추자도 등 곳곳에서 환경정화활동을 벌이며 깡통 손잡이를 수집했다. 그러나 당시 깡통 손잡이를 휠체어로 교환해준다는 소문은 근거없는 것으로 드러나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휠체어 1대 가격이 26만원인데 비해 이들이 수집한 깡통 손잡이 10만여개의 시가는 4만2000원에 불과 했던것.

이 소식을 들은 재활용품처리업체인 대주자원환경(대표 전천주)이 선뜻 깡통 손잡이 10만여개를 사들여 휠체어 1대를 구할 수 있었다. 윤위원장은 “회원과 가족들의 장애인 사랑실천이 자칫 수포로 돌아갈 뻔했다”며“앞으로 깡통이나 폐지 등 재활용품을 모아 수익금을 불우이웃을 위해 쓰겠다”고 말했다.

<제주〓임재영기자>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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