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IMF "140엔대까지 엔화 약세 용인"…환율 14원 올라

  • 입력 2001년 4월 27일 18시 38분


국제통화기금(IMF)은 달러당 140엔대 중반선까지 일본 엔화 약세를 용인하겠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따라 27일 엔―달러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1.6엔 이상 올라 124엔을 넘어섰으며 원―달러환율도 14.3원이나 오른 1327.6원에 마감됐다.

외환전문가들은 엔―달러환율이 달러당 140엔대까지 오르면 원―달러환율은 1400원을 넘어서고 소비자물가와 채권수익률 상승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국내 경제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이클 무사 IMF 경제조사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느슨한 통화정책으로 엔화 약세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무사 국장은 “우리의 판단으로는 엔화 가치가 점진적으로 추가 하락하더라도 일본이나 국제사회에 큰 걱정거리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면서 “98년 상반기 수준인 달러당 140엔대 중반 수준까지는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엔화 하락 폭이 커져 98년 상반기 수준 이하로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일본 정부가) 과도한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시장에 공식 개입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IMF는 이날 일본은 올해 0.6%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뒤 내년에는 1.5%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미은행 유현정 외환딜러는 “엔―달러환율이 140엔선까지 오르면 아시아 국가의 통화가치는 동반 하락할 것”이라며 “원―달러환율은 달러당 1400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4월 중 소비자물가가 5.2%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며 “환율이 오르면 물가상승률은 더욱 높아지고 채권수익률도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와 한국은행이 환율안정을 위해 보유 외환을 풀고 있으나 엔―달러환율이 130엔을 넘어설 경우 외환시장 개입이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찬선기자·워싱턴교토연합>hc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