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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4월 25일 21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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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초에 건립된 소쇄원은 조광조의 제자였던 양산보가 기묘사화로 스승이 사약을 받자 벼슬에 대한 꿈을 버리고 고향인 이곳에 내려와 지은 원림(園林).
흙과 돌로 차곡차곡 쌓아올린 토담에 광풍각, 제월당 등 아담한 정자가 계곡 사이에 자리잡아 한국 정원의 특색을 고루 갖춘 것으로 평가돼 83년 사적 제304호로 지정됐다.
무등산 자락에 위치한 소쇄원은 80년대까지 관람객의 발길이 뜸했으나 영남대 유홍준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소개된 이후 남도 답사의 명소로 떠올라 연간 70만∼100만명이 찾고 있다.
관람객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현재 소쇄원은 지반침하로 광풍각 정자가 기울고 제월당 구들장이 떨어져 나갔으며 배수로가 사라지는 등 훼손정도가 심각한 상황이다.
또 지난 83년 조사 당시 18종의 초본류와 24종의 목본류가 식생하고 있었으나 최근 조사 결과 고사리 등 초본류가 사라지고 왕벚나무와 백일홍이 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소쇄원이 몸살을 앓자 지난 2월 결성된 소쇄원보존회를 중심으로 입장료 징수와 함께 출입을 한시적으로 통제하는 ‘휴식년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전남대 건축학과 천득염(千得琰)교수는 “입장료를 징수해 소쇄원을 부분 개방하면 무분별한 관람객들의 출입이 줄어들뿐 아니라 재원이 조달돼 현재 부실한 관리도 상당부분 개선될 것”이라며 “정원 내 조경수 보호 등을 위해 정기적인 휴식년제 도입도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담양〓정승호기자>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