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인터뷰]진, "음악 홍보대사 되겠다!"

  • 입력 2001년 4월 19일 15시 18분


18일 오후 7시30분 서울 남대문 메사 팝콘홀에서는 가수 진(25, 본명 장진녕)의 쇼 케이스가 열렸다. 음반을 발매하지 않은 신인이 200여명의 음악 관계자와 일반인을 상대로 이런 행사를 연 것은 국내에서 최초다.

신인임에도 그를 주목하는 이유는 진이 해외에서 싱어송 라이터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뮤지션이라는 데 있다. 그는 일본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Smap'의 최신 음반에 'You're My Love'라는 노래를 만들어주었는가 하면 3번째 솔로 싱글 'Precious'가 라디오 방송 순위 20위권에 오르는 등 그 음악성을 인정받고 있다.

진의 쇼케이스 자리에는 카날 뮤직, 음반사 파이오니아 등 일본 음악 관계자들이 방문해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Precious' 'Money' 'Tell Me' 등을 라이브로 열창한 그는 "한국과 일본의 음악적 교류에 힘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19일 본사에서 만난 진은 "한국에서 출생해 일본으로 이민을 떠났고 미국에서 대학 생활을 했지만 고국을 한번도 잊은 적이 없다"며 입을 열었다.

▼ 한국 무대에 선 소감은?

- 일본에서 활동했는데도 긴장이 됐는지 쇼 케이스할 때 많이 떨리더라. 하지만 고국에서 노래를 부르게 됐다는 것이 기분 좋다.

▼ 25살의 나이가 국내에서 신인으로는 적은 나이가 아닌데.

- 한국 가수들이 어리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나는 라이브로 승부하는 가수다. 어린 가수들과 멋진 경쟁을 벌이고 싶다.

▼ 데뷔 앨범을 들어보니 업 템포 리듬을 가미한 'Money'나 애잔한 R&B 발라드 'Stars' 등 고급스러운 흑인 음악을 시도한 것 같다. 자신의 음악을 소개한다면?

- 야상곡(Noctune)이 1집의 테마다. 힙합곡 'Money'를 제외한 나머지 곡들은 어두운 밤에 조용히 감상할 수 있는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 1집에서 추천할만한 노래는?

- 특별히 애정이 가는 곡은 R&B 발라드 'Tears' 'Stars' 'Tell Me'다. 전부 헤어짐을 다뤘는데 개인적인 경험을 노랫말로 옮긴 것이다. 나의 벌거벗은 몸을 보여주는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지만 솔직한 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 노래듣기

  - Stars
  - Money
  - Tell Me
  - Tears

▼ 이번 음반에 일본 뮤지션이 참여한 걸로 아는데.

- 지난해 차게&아스카 내한공연 때 엔지니어를 담당했던 나가이 하지메다. 그는 이번 음반을 위해 한국에 와서 많은 도움을 주었다.

▼ 일본 활동은 어땠나?

- 일본으로 이민간 후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다 작년 3월 싱글 'On Life'로 데뷔했다. 총 3장의 싱글을 발표했는데 일본에서도 한국 출신 뮤지션으로 인정받고 있다. 올 3월에는 국영방송 NHK에서 관련 다큐멘터리를 찍기도 했는데 작곡하는 것부터 잠자고, 샤워하는 것까지 24시간 촬영했던 기억이 난다.

외국에 사는 것이 처음에는 좋았다. 하지만 살다보니 갈수록 한국 생각이 나더라. '나는 어느 나라 사람인가?'하는 정체성도 느끼게 되고. 결국 어느 무대를 나가든 한국 사람임을 당당히 밝히면서 지금까지 오게 됐다.

▼ 아직도 일본은 외국 가수에 대해 배타적인 걸로 아는데. 한국 가수의 성공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 일부분 그런 면도 있지만 요즘 일본은 시부야에 '동대문 시장'이라는 이름의 의류상가가 들어설 정도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자우림', 서태지 등이 일본 음악 시장에 진출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언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 한국 가수들의 세계 진출이 성공하길 마음으로 응원하겠다.

▼ 일본 최고의 아이돌 스타 'SMAP'에게 노래를 주게 된 계기는?

- 'SMAP'이 새 음반에 들어갈 노래를 공모했을 때 'You're My Love'를 보냈는데 4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첨이 됐다(웃음). 'SMAP' 멤버들은 물론 음악 프로듀서를 맡은 기무라 타쿠야가 좋아해 자신의 결혼식 때 내 노래를 불렀을 정도다. 'You're My Love'는 'SMAP'의 정규 앨범과 베스트에 동시에 수록돼있다.

▼ 원래 흑인 음악을 좋아했나?

- 그건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기타 연주를 좋아했고 고교 재학시절에는 메탈 밴드 주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일본의 'X-재팬', 미국의 '메탈리카' '슬레이어'의 음악도 즐겨들었고 머리를 가운데만 남기고 공연하기도 했다. 흑인 음악을 하고 있는 지금도 록은 좋아한다.

▼ 일본에서 한국 가요를 얼마나 접했나?

- 일본에서 인터넷 방송 'Inter FM'을 진행하면서 한국 음악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임재범, 김조한, 김범수의 보컬이 좋았다.

▼ 미국 버클리 음악 학교에서 얻은 것은 무엇인가?

- 컴퓨터 음악을 전공(2학년 휴학중)했는데 배운 것은 그다지 많지 않다. 고스펠 성가대원으로 노래를 부르면서 흑인의 느낌을 알 수 있었고 일본 진출을 위한 기본기를 닦은 시간이었다.

▼ 진에게 음악은 어떤 의미인가?

- 음악은 삶을 촉촉하게 해주는 이슬 같은 것이다. '삶이 곧 노래'라고 생각한다.

▼ 10년 뒤 자신을 상상해 본다면.

- 하루 하루 열심히 살다보면 아마 국제적인 프로듀서가 돼 있을 것 같다. 흑인 음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다루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

▼ 턱수염을 깎고 살도 많이 뺐다고 들었다.

- 일본에서는 정말 터프한 모습이었다(웃음). 하지만 변화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매일 운동해서 7~8kg 감량했다.

▼ 부모님은 뭘 하시나?

- 현재 어머니가 일본 오사카에서 골동품점을 운영하고 계신다. 말없이 아들의 뒤에서 후원자 역할을 해주시는데 각별한 고마움을 전한다.

▼ 앞으로 어떻게 활동할 계획인가?

- 라이브 위주로 방송에 출연하고, 작은 클업에서 공연도 가질 예정이다. 일본에서 6월에 네 번째 싱글을 발매하고 정규 앨범도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정규 음반에는 에니메이션 '에반겔리온'의 음악을 맡았던 사기스 시로, 미샤의 작곡자 히라이 켄 등이 참여한다.

▼ 국내 음악 팬들에게 한마디한다면.

- 국제적으로 날아가는 진의 음악을 많이 사랑해주세요.

황태훈 <동아닷컴 기자>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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