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2001시즌 팀별 전망]샌디에이고

  • 입력 2001년 3월 27일 19시 24분


1. 스토브리그 정리

팀의 전력 보강과는 별도로 샌디에이고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결정을 내려야 했던 문제는 두가지가 있었다.

첫번째는 토니 그윈와의 재계약 여부.

그윈이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임은 틀림없지만 올시즌에 40살이 되는 그의 나이는 팀에게 많은 부담이었다. 결국 샌디에이고는 옵션계약(600만불)을 거부하고 낮은 액수의 금액을 그윈에게 제안해 많은 홈팬들의 비난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그윈을 붙잡는데는 성공했다.

두번째는 팀의 실질적인 간판타자인 필 네빈의 트레이드 여부.

비록 네빈이 지난시즌 팀타선의 실질적인 리더 역할을 담당했지만 높아진 몸값과 팀내 최고의 유망주인 션 버러우스의 존재가 그를 트레이드 대상으로 만들고 말았다. 샌디에이고는 네빈을 트레이드 시키기 위해 여러 팀들과 접촉했으나 성공하지는 못했다.

샌디에이고는 전력 보강에도 나름대로 성과를 올렸다. 자유계약 시장에서 바비 존스를 영입해 선발진을 보강했고 뉴욕 메츠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버바 트레멜을 데려왔다. 그윈, 에드 스프레그와 재계약을 맺은데 이어 백전 노장인 리키 핸더슨과도 1년 계약을 체결했다.

팀을 떠난 선수로는 셋업맨 도니 웰이 메츠로 트레이드 되었고 브렛 분이 시애틀, 존 메이브리가 세인트루이스와 각각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그 동안 팀이 공들여 키워왔던 루벤 리베라가 취약점으로 지적되던 선구안을 극복하지 못하고 스프링캠프 기간에 방출당하고 말았다.

2. 예상 라인업

데미안 잭슨 (2루수)

마이크 다르/리키 핸더슨 (중견수)

토니 그윈 (우익수)

필 네빈 (3루수)

라이언 클레스코 (1루수)

에릭 오웬스/버바 트라멜 (좌익수)

벤 데이비스/위키 곤잘레스 (포수)

크리스 고메즈/산티아고 페레즈 (유격수)

[선발 투수]

맷 클레멘트

스탈링 히치콕/브라이언 톨버그

우디 윌리암스

바비 존스

아담 이튼

마무리 투수 - 트레버 호프만

3. 샌디에이고의 강점 - 마무리 투수

마무리 투수 트레버 호프만의 존재는 샌디에이고가 유일하게 내세울 수 있는 자랑거리.

호프만은 지난시즌 예년보다 많은 7번의 블러운 세이브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메이저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에 속한다. 올시즌에도 막강한 체인지업의 위력을 앞세워 팀승리의 확실한 보증수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호프만에게 불리한 것은 도니 웰이 트레이드 되는 등 여전히 팀내 불펜진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불펜진의 약화는 호프만의 부담이 가중되는 것을 의미하고 결국은 개인성적과 팀성적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팀내 선발진도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올시즌 팀선발진의 열쇠를 쥐고 있는 선수는 좌완 에이스 투수인 스탈링 히치콕. 지난시즌 부상으로 인해 조기에 시즌을 마쳐야 했던 히치콕이 올시즌에 예전같은 기량을 발휘해 준다면 팀전력에 큰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다.

이미 지난시즌의 활약을 통해 팀의 에이스 위치까지 올라선 맷 클레멘스, 선발 로테이션에 확실하게 자리를 잡으며 성공적인 데뷔시즌을 보낸 아담 이튼 등 젊은 투수들의 성장세가 돋보여 히치콕이 되살아 난다면 샌디에이고도 남부럽지 않는 로테이션을 구축하게 된다.

또한 베테랑 우디 윌리암스와 이적생 바비 존스는 이미 실력이 검증된 투수들로 타자를 압도할만한 구위은 없지만 풍부한 경험과 노련미를 앞세워 두자리 승수를 기록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더구나 이들이 부진할 경우 제이 휘타식이나 브라이언 톨버그 같은 젊은 투수들이 언제든지 로테이션에 들어갈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도 샌디에이고의 강점이다.

이렇듯 샌디에이고 선발진은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는 약점은 있지만 젊은 투수들과 베테랑들이 적절히 조화된 로테이션은 정규시즌에서 상당한 안정감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

4. 약점 - 팀타선의 중량감

시즌이 시작하기 전부터 샌디에이고 타선에는 여려가지 악재들이 많이 나타났다. 토니 그윈의 재계약 여부로 시작해서 브렛 분의 이탈, 간판타자인 필 네빈의 끊임없는 트레이드 루머 그리고 루벤 리베라의 방출까지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대변하듯 팀타선은 많은 약점을 보이고 있다.

테이블 세터진도 불안정하고 중심타선의 중량감도 타팀에 비해 열세이다. 하위 타선도 빈약한 것은 마찬가지이고 전체적으로 브렛 분과 리베라가 빠지면서 팀라인업의 짜임새가 현저하게 떨어졌다.

데미안 잭슨과 마이크 다르가 포진하는 1, 2번 타순의 팀의 최대 약점. 이들의 찬스메이킹 능력이 떨어져 확실한 리드오프감이 없다는 사실이 팀의 득점력을 반감시키고 있다.

잭슨은 지난 2년 연속 100개 이상의 삼진을 기록해 선두타자로서는 낙제점이고 마이크 다르는 올시즌이 풀타임 첫시즌으로 경험에서 약점을 보인다.

샌디에이고는 고육지책으로 스프링캠프 기간동안 리키 핸더슨을 영입하기는 했지만 42살의 핸더슨이 팀전력에 얼마나 도움을 줄지는 의문.

그나마 팀이 유일하게 기대를 걸수 있는 곳은 중심타선. 중심타선이 얼마나 활약을 해줄 수 있는지에 따라 올시즌 팀의 득점력 수준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면 그윈이 무릎 부상과 40세의 나이를 극복하고 과거와 같은 정확한 타격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와 네빈이 자신을 트레이드 시키려는 팀에 얼마만큼의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이다.

샌디에이고로서는 이들이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해야만 보다 생산력 있는 득점력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 그윈의 정확성과 네빈 그리고 지난시즌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라이언 클레스코의 파워가 조화를 이룬다면 허약한 팀타선에 활력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5. Key Player - 토니 그윈

구단이 옵션을 포기하면서 그윈에게 제시한 연봉은 인센티브 포함해서 최대 200만불. 그동안 돈의 유혹도 뿌리치고 19년을 샌디에이고에서 몸담았던 그윈에게 이와 같은 제안은 굴욕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그윈은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이며 샌디에이고에서 20번째 시즌을 맞이하게 되었다.

지난 시즌 그윈을 괴롭힌 것은 그의 무릅. 무릎 부상이 재발하면서 성적은 곤두박질쳤고 - 36경기 출장, 타율 0.323, 1홈런, 17타점 - 결국은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무릎 수술후 그윈은 재활훈련에만 몰두했고 올시즌 라인업에 복귀할 수 있을정도로 몸상태도 정상적으로 끌어올렸다.

올시즌 그윈의 나이는 40세. 야구선수로 치면 환갑이 훨씬 지난 나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윈은 여전히 3할대를 유지할 수 있는 정교한 타격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부상만 아니었더라면 그윈은 3할대 타율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전체적인 전력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팀형편상 올시즌 그윈의 활약은 대단히 중요하다. 최고참이자 팀의 리더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중심타선에서 예전의 날카로운 타격솜씨를 선보여야만 팀타선이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윈 자신에게 있어서도 올시즌은 대단히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 굴욕적인 계약을 체결한 이후 그윈은 자신이 아직은 건재함을 알려야하기 때문이다. 만약 부상이 재발하거나 성적부진을 겪는다면 그윈은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할 것이다.

6. 2001시즌 전망

토니 그윈이 돌아왔고 필 네빈, 라이언 클레스코가 팀라인업의 중심에 있다고 해도 샌디에이고는 여전히 지구 최약체의 전력이다.

스토브리그 기간동안 특별한 전력보강이 없었고 따라서 뚜렷한 전력의 상승세도 없다. 그윈과 스탈링 히치콕이 복귀한다고 하지만 이 둘의 합류가 팀전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을만큼은 아니다.

지구내 사정도 샌디에이고에는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가뜩이나 약한 팀전력에다 엎친데 덥친 격으로 같은 지구의 나머지 4개 팀이 모두 지구 우승 후보로 손꼽힐만큼 막강한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렇듯 현재 샌디에이고가 처해 있는 상황은 최악이다.

샌디에이고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재기에 나서는 그윈이 과거의 기량을 회복하고 스탈링 히치콕, 우디 윌리암스, 바비 존스 등 투수력이 안정감을 보여준다면 샌디에이고는 의외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다.

김용한/ 동아닷컴 객원기자 from007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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