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심리적 지지선마저 “와르르”…금융-증권주 가장 타격

  • 입력 2001년 3월 13일 18시 31분


미국 나스닥 폭락의 충격이 국내증시를 강타했다.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시장 모두 연일 급락세를 보이며 심리적 지지선이 무너져내렸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 주말까지 종합주가지수 550선과 코스닥종합지수 70선을 지지선으로 보았고 ‘이 선만은 붕괴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기대를 품었다.

그러나 미국 나스닥지수와 다우지수 그리고 일본 니케이주가가 모두 장기 지지선을 깨고 추락하거나 위협하면서 국내 증시도 ‘도미노’식 영향을 받고 있다. 나스닥지수 급락에 놀란 외국인투자자들이 매도공세를 펴 종합지수와 코스닥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외국인이 집중매도한 금융업종이 이날도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거래소 금융업종지수는 종합지수 하락률의 2배가 넘는 6.81% 떨어졌고 특히 증권업종은 10.43%나 하락했다. 지수가 오른 업종은 거래소 코스닥을 통털어 단 한 업종도 없었다.

평소 말많던 전문가들도 이날만은 전망을 유보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 하락세가 해외 변수에 기인하기 때문에 다음번 지지선이 얼마이고 반등 시점은 언제일지를 예측하기가 아주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일단 하락추세에 접어들면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정도 이상의 매도세가 나오는 점도 우려하는 요소이다. KTB자산운용 장인환사장은 “98년 7월 중순 2000선을 상향돌파한 나스닥지수는 다시 그 수준으로 돌아가 거품이 사라졌다고 볼 수 있고 시가총액 상위종목 10개사의 평균 주가수익률도 30∼40배이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비싸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스닥시장을 끌어올린 정보통신(IT)업종의 신화적 성장이 의심받는 것도 장세 하락의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IT의 회복이 지연돼 금리를 내리더라도 재고조정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우세하다.

이는 정보통신 기술주가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를 휩쓸고 있는 한국 증시에도 큰 악재로 작용하게 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우세하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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