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고려산업개발 부도… 증시에 미칠 파장은

  • 입력 2001년 3월 3일 15시 43분


고려산업개발은 이미 부도가 예견됐기 때문에 건설업계와 대주주인 현대중공업 등 일부 계열사의 주가에는 단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겠지만 증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않을 전망이다.

채권은행들 역시 절대 채권액 자체가 크지 않은데다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해왔기 때문에 주가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주주 계열사엔 타격 전망=고려산업개발의 현대계열사 지분은 모두 43.57%로 현대중공업이 22.88%로 가장 많다. 이어 △현대종합상사(3.56%) △현대상선(5.2%) △현대건설(2.82%) △현대미포조선(1.78%) △현대전자(0.16%) △현대석유화학(0.15%) 등의 순이다.

고려산업개발의 자본금은 4천180억원(작년말기준)이기 때문에 이들 주주 계열사들이 지급보증 등 자금 거래가 한 푼도 없다고 가정해도 출자지분에 대한 평가손만으로도 주가에 영향을 받을수 밖에 없다.

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은 고려산업개발이 최악의 경우 청산될 경우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보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고려산업개발에 대한 지급보증이 모두 해소되는 등 다른 자금 거래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대주주로서의 대외 신인도 하락은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정부의 회사채 신속인수제로 연명하고 있는 현대건설, 현대전자 등 다른 주주계열사들도 주가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현대건설이나 현대전자를 살리기위해 고려산업개발의 부도가 불가피했다는 견해도 있으나 자금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대계열사의 경우 투자자의 불안은 한층 증폭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시장에서 고려산업개발의 부도가 현실화함으로써 현대계열사 전체의 안정성은 그만큼 높아졌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업종 주가에도 악영향=고려산업개발은 도급순위 28위로 건설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가볍지 않은데다 현대그룹 계열사라는 점 때문에 파장이 만만치 않을것으로 보인다.

97년말의 국제통화기금 사태로 건설업은 금융업과 함께 가장 큰 타격을 받았고 현대건설의 '불투명성'으로 올들어도 그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업 주가는 올들어 지난 1월 유동성장세때 '반짝'했으나 전반적인 경제상황악화로 업황이 밝지 않은데다 업체들 상당수가 신용등급이 낮아 여전히 바닥을 기고있다.

이는 간접금융은 물론 직접 자금조달의 불가능으로 이어져 건설업계는 만성적인 자금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장·등록된 건설업체중 한국신용평가는 15개 업체를, 한국기업평가는 14개 업체를 투기등급(BB급이하)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투자적격이라 해도 대부분 BBB급으로 신용도가 부실하다.

이에따라 34개 상장 건설업체중 주가가 액면가(5천원)를 넘는 업체는 대림산업(5천740원), LG건설(5천780원), 태영(3만3천900원) 등 3개사에 불과하다.

건설업계는 현대건설에 대한 정부의 회생의지를 보면서 더이상의 '도공포'는없을 것으로 믿었으나 고려산업개발의 부도로 그같은 희망은 물거품이 됐다.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배값' 수준의 주가를 벗어나기는 향후 상당기간 어려울 으로 보인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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