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페이트

  • 입력 2001년 2월 27일 23시 52분


계란으로 바위 치기?

현재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게임 장르를 이야기해볼까? 단연 '스타크래프트'를 위시한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를 들 수 있겠다. 그에 못지 않게 국내 게이머들이 사랑하는 장르로 액션/롤플레잉을 들 수 있겠는데, 올 2월에 나온 '녹스'나 얼마 전에 나온 '드로이얀 2' 정도를 제외하고는 우리 게이머들의 입맛에 딱 맞는 게임이 나와주질 않은 게 약간 서글프다. 그러는 동안, 대세(라고까지 이야기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는 맨 처음 이야기한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 빼고는 '레인보우 식스' 등등의 3D 액션, 각종 온라인 게임들이 주도권 쟁탈전을 벌이는 형국이었다.

물론 액션/롤플레잉 장르에서 이처럼 작황(?)이 안 좋았던 것은 곧 있으면 나올 '디아블로 2'라는 "동급 최강"이 떡하니 버티고 서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물론 '디아블로 2'는 (지금까지 공개된 것만 놓고 봐도)그 자체로 매우 훌륭한 게임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구상의 모든 게임 회사들이 '디아블로 2'를 슬금슬금 피해가는 정책만 편다면(그래서 결과적으로 새로운 게임은 전혀 나오지 않는!) 이 또한 게이머로서 얼마나 서글픈 일인가. 이와 같은 상황에서 겁없이 '디아블로 2'와 정면 승부를 펼치고자 하는 국산 액션/롤플레잉이 있다. 제목은 바로 "운명"이라는 뜻의 '페이트(Fate)'. 계란으로 바위 치기? 겉으로 드러난 부분만 놓고 보자면 그렇게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꺼풀만 더 들어가보자. 아무런 선입견도 없이, 개인적 선호도를 제쳐 두고, 객관적인 맨눈으로 "게임" 그 자체에 대해서 바라볼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렇다면 지금부터 전하는 '페이트'에 관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시라. 아니,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시라 운명 : 전설의 조각 "전설의 조각"이라는 부제가 붙은 '페이트'의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100여 년동안 지속되었던 마족과 인간과의 드라팔카 대전 이후, 인간 제국에서는 혼란을 틈탄 반란들이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제국의 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작은 섬인 라트라나다섬 역시 한 마녀의 부추김으로 예외 없이 제국에 대한 반역을 꿈꾸려 한다. 제국에서는 성기사 두 명을 보내 그것을 막으려 했지만, 그들 역시 소리없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당시 어렸던 성기사의 아들 두 명은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섬에서 간신히 빠져나오게 된다. 하지만 이들로부터는 이미 출생의 기억은 지워져버리고 중죄인들의 목에 걸린 현상금이나 고대의 유산을 찾아다니는 헌터로 자라나게 된다. 불의의 사고로 자신의 친구를 잃은 성기사의 아들 로니는 우연히 라트라나다섬의 영주에게서 의뢰를 한 가지 받게 된다.

친구를 잃은 슬픔에 실의에 빠져 있던 로니는 이 의뢰가 자신에게 새로운 계기를 전해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의뢰를 받아들이고 섬으로 떠난다. 이제부터 로니의 앞에는 "예정된" 어려움이 놓여있는데, 바로 그 옛날 섬 전체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마녀의 음모가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 '페이트'만이 갖는 개성 - 싱글플레이에서 '디아블로' 이후, '다크 스톤', '레버넌트', '녹스', '드로이얀 2', 그리고 '디아블로 2'(아직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미 많고 많은 경로를 통해서 알려질 것은 거의 다 알려졌다는 가정 하에). 이런 게임들과 같은 액션/롤플레잉 장르인 '페이트'만이 갖는 특징이라고 하면 어떤 점이 있을까. 일단 전부 5명의 캐릭터(전사, 투사, 마법사, 궁사, 도둑) 가운데 최고 3명까지 동시에 컨트롤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들 수 있을 것이다(1명은 당연히 게이머가 직접 컨트롤하며 나머지는 인공 지능에 의해 플레이를 하게 된다.

세 명 동시에 공격이나 방어도 가능하다). 이들 캐릭터는 서로 개성과 능력이 크게 다르니 적절한 때에 적절한 캐릭터를 선택해서 전투에 투입시켜야 할 것. 마법을 적절하게 구사하고 싶다? '페이트'에서 가능한 마법 조합 시스템을 활용해보자. '페이트'의 플레이중에는 몇 가지 각기 성격이 다른 스크롤(두루마리)을 모을 수 있는데, 이들을 이렇게 저렇게 조합하면 그 특성들이 "잘 버무려진" 마법을 구사할 수 있다. 예컨대 불 속성 + 원형 + 폭발 스크롤을 조합해서 만들어진 마법은 불이 캐릭터를 중심으로 원형으로 퍼져 나가며 적이 그 불에 닿게 되면 폭발하는 식이다. 이 마법 조합 시스템은 마법사 캐릭터에만 해당이 되며, 나머지 클래스는 나름의 특수 공격 능력이 있는데 이것을 조합할 수 있다고 한다. '페이트'에서는 클래스에 따른 5가지 계열의 무기가 있고 그 무기에 장착 가능한, "SHARRONT" 라는 작은 결정체가 있다. 물론 장착할 수 있는 SHARRONT의 갯수는 무기마다 다르며 각각의 SHARRONT마다 고유의 부가 기능을 갖고 있어서 이 SHARRONT가 장착된 무기는 장착된 특별한 기능이 추가된다. 예컨대 검에 얼음 속성의 SHARRONT를 장착하면 그 검은 얼음속성의 부가 기능이 생기는 식이다.

또한 적을 밀어내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 SHARRONT를 장착하면 적 타격시 적이 뒤로 밀리게 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기존의 액션/롤플레잉에서 만났던 NPC들이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다면, 요 부분에 대해서 '페이트'에 기대를 걸어보자. '페이트'에서는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에 어떠한 장소 어떠한 시간에도 동료들로 부터 조언을 듣거나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한다. 각각의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지능에 따라 각각 다른 수준(?)의 힌트와 대화가 나온다는데, 선택할 수 있는 대화의 종류가 얼마나 있는가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최근에 플레이했던 '플레인스케이프 : 토먼트'가 기억난다. 이 정도, 가능할까? 캐릭터들의 개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그러니까 특정 캐릭터는 마법 공격이 강하고 육탄 공격이 강하고 등등의 구분은 좀 흔해 빠졌다는 생각이 드는데, '페이트'에서는 캐릭터들의 특화된 능력이 던전에서 숨겨진 입구나 퍼즐을 풀 때, 특정 퀘스트를 수행할 때 십분 발휘된다는 것이다. 보스와의 대결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들 캐릭터들의 특성을 살려야 할 것이다.

<게임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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