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노자를 웃긴 남자 2'

  • 입력 2001년 2월 23일 18시 41분


◇노자를 웃긴 남자 2 이경숙 지음

246쪽 9800원 자인TV강의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도올 김용옥씨의 ‘도올 논어’와 함께 서점가의 인문과학부문 베스트셀러 선두를 다투고 있는 ‘노자를 웃긴 남자’의 속편이 나왔다. 전편에 이어 ‘노자’ 11∼20장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의 인기는 무엇보다도 김씨의 ‘입심’과 맞먹는, 때로는 능가하기까지 하는 저자의 입심 덕분이다. 다소 거부감을 느끼는 독자들을 위해 전편보다 상당히 언어 순화를 한다고 했지만 “김씨의 ‘노자와 21세기’를 텍스트로 참고하다 보니 언어순화에 한계가 있었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이 책이 결코 노자 철학에 대한 해설서가 아니다”라고 밝힌다. 그는 “이 책의 텍스트는 어디까지나 도올의 ‘노자와 21세기’라는 책이며, 주인공은 도올이고 주제는 노자의 철학이 아니라 도올의 강의”라고 말한다.

저자는 자신이 “그저 어깨너머로 고전을 조금 읽은 아줌마”라며 겸손해 한다. 그러나 도올의 황당한 논리에 자기의 ‘상식’이 깨져 나가는 데서 후련함과 통쾌함을 느끼는 ‘마조히스트’적인 사람들을 보며 “사회적 병리현상에 대한 충격요법”으로 이 책을 내놓게 됐다고 한다. 더구나 도올에 의해 지나치게 왜곡되는 노자를 보며 “‘철학을 대중화한’ 공로를 내세워 방치할 수만은 없었다”고 말한다.

‘비판을 위한 비판’으로 보이는 부분도 적지 않다. 그러나 “웃어보자고 통신상에 올리기 시작한 글이었을 뿐”이라는 저자의 말을 듣고 보면 누구의 ‘노자’ 해석이 더 타당하냐를 갖고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독자는 그저 ‘도올의 방식’으로 도올을 비판하는 것을 보며 통쾌하게 웃으면 된다.

<김형찬기자>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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