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용병 누가 남나?

  • 입력 2001년 2월 15일 19시 20분


프로농구 현대 걸리버스의 정규리그 3연패를 이끈 조니 맥도웰은 올해로 4시즌째 한국생활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원더풀 코리아’를 연발할 정도. 팀의 필요도 있지만 맥도웰 자신이 한국생활을 즐기고 있기 때문.

한국무대는 일본이나 유럽에 비해 연봉(7만달러)은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시즌이 길고 숙식이 완벽하게 제공되는 등 용병들에겐 매력이 많은 곳이다. 그래서 한국무대에 일단 발을 들여놓은 용병들은 누구나 재계약을 원하기 마련.

그러나 재계약의 문은 좁다. 지난 시즌 한국에서 활약한 20명의 용병 중 원 소속 구단과의 재계약에 성공한 선수는 단 3명뿐. 맥도웰과 지난 시즌 SK 나이츠를 최후의 승자로 이끈 로데릭 하니발, 재키 존스가 행운의 주인공. 이들에다 트라이아웃에서 다른 팀의 러브콜을 받은 에릭 이버츠(골드뱅크→LG)와 퇴출됐다 시즌 중 대체용병으로 뒤늦게 합류한 데릴 프루(SBS→LG), 토시로 저머니(기아→동양), 존 와센버거(기아→삼보)까지 합해도 7명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은 다음 시즌도 마찬가지일 전망. 프로농구 개막 이후 4라운드를 마치며 각 팀은 이미 재계약 및 퇴출 대상자 선정을 마치고 마지막 저울질에 들어간 상태다. 마지막 남은 변수는 팀 성적. 성적의 역순으로 용병 지명권을 부여하는 현행 규정상 정규리그에서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할 경우 현재 데리고 있는 선수보다 더 나은 용병을 뽑을 수 있는 확률은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

현재 재계약이 가장 확실한 선수는 삼성 썬더스를 정규리그 1위로 이끌며 용병 MVP가 유력한 아티머스 맥클래리와 ‘거머손 수비’를 자랑하는 로데릭 하니발(SK나이츠), 득점 랭킹 1위를 달리는 데니스 에드워즈(SBS 스타즈), LG돌풍의 주역 에릭 이버츠, 지난 시즌 꼴찌 신세기 빅스를 플레이오프로 이끌고 있는 캔드릭 브룩스 정도가 꼽히고 있다.

재계약 여부가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선수는 현대 걸리버스의 정규리그 3연패를 이끈 조니 맥도웰. 올시즌 들어 유난히 늘어난 장신 센터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며 시즌 중반 한때 트레이드설에 시달리는 등 소속팀과의 재계약 전망은 밝지 않은 편이다. 또 리바운드 및 블록슛 1위를 달리는 재키 존스(34·SK)와 요나 에노사(신세기)는 체력문제로 각 팀들이 재계약 여부를 두고 심각히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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