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그린스펀 증언 알쏭달쏭…美언론 해석 제각각

  • 입력 2001년 2월 14일 18시 46분


‘급격히 둔화되고 있는 미국경제 회복되나, 아니면 침체로 가나.’

‘미국의 경제 대통령’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의 13일 의회 증언을 두고 미 언론과 경제전문가들의 해석이 분분하다.

그린스펀 의장 발언의 요지는 ‘미국 경제가 급격히 둔화되어 왔고 더욱 둔화될 위험(down―side risks)이 있지만 현재로선 침체는 아니며 둔화세도 단기간에 그칠 수 있다’는 것.

▽엇갈리는 언론 보도〓이를 두고 AP통신은 미국경제가 ‘둔화 위험’을 안고 있다고 강조하며 그린스펀 의장이 이를 막기 위한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암시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AFP통신은 “그린스펀 의장이 미국 경제가 둔화국면에 머물러 있지만 ‘침체’는 아니라고 말했다”며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시켰다.

반면 블룸버그통신은 ‘그린스펀, 미국 경기둔화 제한적이라고 말해’라는 제목하에 그린스펀 의장이 “올해 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저널은 ‘그린스펀 경기침체 막기 위한 조치 준비’라는 상반된 제목으로 침체 위험에 무게를 더 뒀다.

워싱턴포스트도 ‘그린스펀 (침체) 위험에 대해 경고’라는 제목을 달았지만 뉴욕타임스는 ‘그린스펀, 침체 아니다’라는 상반된 제목으로 그린스펀 의장이 V자형 경기회복을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금리인하 폭도 제각각〓다음달 20일에 열릴 FRB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 폭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시각이 0.5%포인트와 0.25%포인트 사이에서 엇갈린다.

메릴린치 증권은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으로 미뤄 금리 인하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며 금리가 0.5%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JP모건 체이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짐 글래스먼도 “FRB는 성장률이 조만간 회복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0.5%포인트를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리만 브러더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드루 매터스와 프루덴셜 증권의 딕 리페 등 다른 전문가들은 ‘큰 폭의 금리인하가 필요하지 않다는 말로 이해해야 한다’며 0.25%포인트 인하를 점치고 있다.

▽월가 반응〓그린스펀 의장의 다소 낙관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의 반응은 냉랭했다.

오전장에 상승세를 유지하던 뉴욕증시는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 뒤 하락세로 돌아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43.45포인트(0.40%) 떨어진 10,903.32, 나스닥지수는 61.95포인트(2.49%) 낮아진 2,427.71에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의 시기가 예상만큼 빠르지 않거나 그 폭도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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