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인터넷-회사조직 연결해야 'e비즈' 성공

  • 입력 2001년 2월 12일 18시 40분


앤디 그로브 인텔 회장이 “인텔이 보유한 강력한 무기야말로 스피드다”라고 한 말이 기억난다. ‘좋은 물건을 싸게’ ‘더 새로운 것을 빨리’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스피드는 물론 더 빠른 제품 개발, 더 빠른 주문 충족, 고객을 위한 더 빠른 대응을 의미한다.

ERP라고 불리는 전사적 시스템의 효용은 놀라운 스피드 향상에 있다. IBM의 저장 시스템 사업부는 제품 가격 변경에 소요되는 시간을 5일에서 5시간으로, 신용도 조회기간을 20분에서 3초로 단축한 바 있다. ERP를 최초로 전사적으로 도입한 국내 제조업체 역시 고객 응답 시간을 30일에서 5분으로, 수주 처리 기간을 60일에서 10일로 단축하였다.

e비즈니스 시대를 맞아 ERP를 통한 스피드 경영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기존의 자기 기업 위주의 발상에서 관련 업체와 윈윈을 통해 고객 가치를 재창출하는 도약이 인터넷으로 가능한 것이다.

시스코는 자사 ERP를 고객과 셀레스티카와 같은 협력업체, UPS 같은 운송업체와 인터넷망으로 연결해 놓고 있다.

고객의 주문을 즉시 제조업체로 보내고 발송 정보는 인터넷으로 운송회사에 보내 완성품을 최종 고객에게 최대한 빨리 보내는 것이다. 델컴퓨터의 고객이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주문한 주문 정보는 실시간으로 제조업체에 보내진다.

시스코와 델이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이면에는 인터넷 웹과 ERP를 연결하여 고객에 빨리 도달하는 스피드가 있었던 것이다.

전사적 시스템과 인터넷이 막대한 혜택을 가져온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다만 이러한 변화의 성공에는 기술이 아닌 조직적 측면의 고려가 있어야 한다.

북미 소재 대규모 화학회사인 엘프 아토켐은 기업 시스템 도입과 병행하여 고객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수요관리자라는 새로운 직책을 만들어 회사 운영의 중심에 두었다.

인텔은 온라인 고객 만족도 등과 같은 새로운 경영 성과 측정방식을 도입해 기업 구성원 모두가 스피드 경영의 동일한 목표를 향해 협력하는 조직 문화를 가능케 했다. 인터넷과 ERP가 정보기술 문제라기보다는 비즈니스 문제라는 인식이 성공의 열쇠인 것이다.

스피드 경영의 중요성이 e비즈니스를 통하여 다시 부각되고 있다. 속도에 관한 한 최고를 목표로 하고 ERP와 인터넷을 무기로 정예화할 때 e비즈니스 분야에서의 가치창출은 분명 의미 있는 진전을 확인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

ilovecisers@unitel.co.k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