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줄리아니 뉴욕시장 슈퍼볼 내기 져 망신

  • 입력 2001년 2월 1일 18시 34분


줄리아니 시장
줄리아니 시장
‘이런 체면이 말이 아니군….’

‘베팅의 일인자’로 불릴 정도로 내기에는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유명한 미국 뉴욕시 루돌프 줄리아니 시장이 그의 ‘명성’에 오점(?)을 남겼다.

줄리아니 시장은 지난해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한집안’ 팀인 뉴욕의 양키스와 메츠가 맞붙었을 때도 타지역 시장들과의 내기에서 양키스에 걸어 ‘짤짤한 수입’을 올린 바 있는 ‘족집게 베팅’ 시장.

그러나 지난달 29일 열린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제35회 슈퍼볼에선 이같은 그의 명성이 빛을 바랬다. 뉴욕의 시장이기도 했지만 뉴욕 자이언츠가 91년 슈퍼볼을 거머쥐는 등 전통의 강호였기 때문에 의심없이 뉴욕의 승리에 걸었는데 볼티모어 레이븐스의 대승으로 끝난 것. 줄리아니는 볼티모어시 마틴 오말리 시장에게 자신있게 내기를 신청했음은 물론이다.

이 때문에 줄리아니 시장의 체면이 구겨진 것은 불문가지. 슈퍼볼이 끝나는 날 ‘슈퍼볼 챔피언 볼티모어 레이븐스’가 새겨긴 모자를 써야 했다. 또 오말리 시장이 원하는 브로드웨이의 연극 티켓을 비롯해 브룩클린맥주와 뉴욕산 명주(名酒) 각 한 케이스, 뉴욕시 백과사전, 오말리 시장이 ‘갓 잡아 온’이라고 지정한 유럽산 농어, 그리고 감자쇠고기 튀김도 사야한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참을 수 있었다. 문제는 볼티모어팀의 깃발을 뉴욕 시청의 최꼭대기에 걸어놓고 볼티모어팀의 상징색인 자줏빛 전등으로 건물 전체를 물들여야 한다는데는 ‘굴욕감’마저 들 수 밖에 없었다.

줄리아니시장은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나는 이렇게 대접해주는데 익숙치 않았다”라며 잔뜩 열받은 모습이었지만 “그러나 내기는 내기. 오늘(1일) 이 약속을 모두 지키려 했는데 오말리 시장이 3일 뉴욕에 온다고 해 미뤘다”고 말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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