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 박스오피스]멜로영화<결혼 설계사>흥행 1위 등극

  • 입력 2001년 1월 29일 18시 06분


"여성관객을 잡아라!"

슈퍼볼 게임이 열린 지난 주, 미국 극장 관계자들은 미식축구의 열기에 빠지지 않는 여성 관객의 발목을 잡느라 혈안이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주엔 제니퍼 로페즈와 매튜 매커너히 주연의 여성취향 멜로영화 <결혼 설계사>(The Wedding Planner)가 "상투적"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박스오피스 1위에 쉽게 안착했다.

이 영화가 거둬들인 전미 흥행 수익은 1,400만 달러. <결혼 설계사>는 남들의 결혼은 멋지게 성공시키지만 정작 자신의 결혼 설계엔 영 소질이 없는 여자(제니퍼 로페즈)와 고객의 약혼자(매튜 매커너히)가 벌이는 달콤한 사랑 이야기다.

2주 연속 1위 자리를 고수했던 토머스 카터 감독의 <세이브 더 라스트 댄스>(Save the Last Dance)의 순위는 한 계단 밑으로 내려앉았다. 흑인 소년과 백인 소녀의 사랑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소재를 '댄스'라는 가벼운 코드로 풀어낸 이 영화는 지난 주말 1천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추가해 총 5,960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3, 4위 순위는 지난 번 순위에서 한 계단 씩 밑으로 내려앉았을 뿐 큰 변동 사항이 없다. 3위는 오스카를 향해 달려가는 '톰 행크스의 원맨쇼' <캐스트 어웨이>가 차지했으며 4위는 골든 글로브 2개 부문 수상에 빛나는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트래픽>(Traffic)이 각각 차지했다. <캐스트 어웨이>의 지난주 흥행 수익은 890만 달러. 이로써 <캐스트 어웨이>는 총 2억 달러 흥행 수익의 고지를 눈앞에 두게 됐다.

5위부터 10위까지의 순위는 소폭의 변화가 있었다. 지지난 주 4, 5위였던 <스내치>와 <왓 위민 원트>는 각각 7, 9위로 하락했고 새로 개봉된 <슈가 앤 스파이스>(Sugar and Spice)가 박스오피스 5위에 올랐다. <슈가 앤 스파이스>는 최근 개봉됐던 <브링 잇 온>과 비슷한 스타일의 청춘영화. 고등학교 치어 리더들이 은행 강도로 돌변하는 과정을 위트 있게 담아내고 있다.

이안 감독의 무협영화 <와호장룡>은 여전히 '강호의 고수'임을 분명히 했다. 지지난 주 7위였던 이 영화는 지난 주 순위가 오히려 한 계단 올라섰다. 골든 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이 흥행에 '약효'를 발휘한 듯. <와호장룡>의 흥행누계는 4,440만 달러이며 스크린 당 수입은 5,840만 달러다. 스크린 당 수입으로만 따지면 10위 권 영화 중 가장 높은 순위다.

이밖에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신작 <포레스터 찾기>(Finding Forrester)가 48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려 <스내치>와 공동 7위 자리를 차지했으며 산드라 불록 주연의 <미스 콘제니앨리티>(Miss Congeniality)가 4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려 박스오피스 순위 10위에 올랐다.

황희연<동아닷컴 기자>benot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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