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월드]미국 '쇼생크 탈출' 비상

  • 입력 2001년 1월 16일 17시 45분


교도소 감방에 구멍이 뚫렸나.

미국 교도소에 수감중인 강력범들이 첨단 감시시스템과 간수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잇따라 탈옥해 미 전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12월 13일 텍사스주 남부 교도소에서 강력범 7명이 집단 탈옥한데 이어 15일에는 오클라호마주의 교도소에서 죄수 2명이 유유히 교도소 담을 넘은 것.

오클라호마주 교도소를 탈옥한 제임스 로버트 토머스(25)와 윌리 리 호프만(21)은 워낙 죄질이 무거운 위험 인물이어서 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토머스는 93년 17세 때 제시 로버츠라는 여인을 강간한 뒤 살해해 종신형을, 호프만은 어린이 납치로 2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었다.

두 사람은 교도소 내에서 가장 보안이 철저한 이른바 'H구역'에 수감중이었다. 하지만 감방의 변기를 깜쪽같이 뜯어내고 통풍구를 통해 옥상으로 올라간 뒤 지상에 내려와 순식간에 두 개의 담을 넘었다.

한편 텍사스 교도소를 탈옥한 7인의 탈주범은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행방이 묘연한 상태. 장총과 권총 등으로 무장한 탈주범들은 탈옥 직후 댈러스의 한 스포츠용품점에서 현금 7만달러를 빼앗은 뒤 경찰관까지 살해하고 종적을 감췄다.

이들 7인의 탈주극은 마치 한 편의 영화같았다. 살인 강간 유괴 등의 죄목으로 30년∼종신형까지 선고받은 죄수들은 리더인 조지 리바스(30)의 지휘에 따라 대낮에 간수들을 때려 눕히고 간수복을 빼앗아 입은 채 망루에 올라가 경비병력을 무장해제시켰다.

곳곳에서 마주친 간수들에겐 '비디오 카메라 설치를 위해 온 지원 병력'이라고 속인 뒤 교도소 차량을 탈취해 외부로 빠져나갔다. 이들에 대한 현상금은 20만달러에서 출발해 15일 44만달러로 높아졌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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