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SBS가드 은희석 "신인왕 싸움 내자리 비워놔"

  • 입력 2001년 1월 11일 18시 50분


은희석(왼쪽)이 LG 조우현을 뚫고 골밑돌파를 하는 장면
은희석(왼쪽)이 LG 조우현을 뚫고 골밑돌파를 하는 장면
“잘만 다듬으면 국내 최고의 가드계보를 이을 겁니다.”

SBS 스타즈 박인규 코치는 팀의 신인 포인트 가드 은희석(24)을 이렇게 평가했다.

SBS는 10일 현대 걸리버스에 덜미를 잡히며 상승세가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올시즌 들어 10개 구단 중 최다 연승기록(8연승)을 세우며 창단이후 최상의 호시절을 보내고 있다.

그 중심에 선 선수가 바로 은희석. 그의 플레이는 우선 화려하다. 대부분의 포인트 가드들이 키가 작지만 은희석은 1m93, 94㎏으로 웬만한 포워드를 능가하는 덩치를 가졌다. 은희석은 이런 체격을 바탕으로 포인트 가드의 본업인 패스는 물론 리바운드 싸움에도 적극적으로 가세, 현재 경기당 평균 1.62개의 공격리바운드를 잡아내며 가드로는 유일하게 이 부문 19위에 올라 있다.

또 빠른 발로 경기당 1.31개의 가로채기(랭킹 16위)를 성공시키고 호수비 24개를 기록하는 등 종횡무진 휘젓고 다니는 그의 플레이를 보고 있으면 코트가 좁아 보일 정도.

신인이면서도 팀의 터줏대감이었던 홍사붕(올시즌 신세기로 트레이드됨)을 밀어내고 주전자리를 꿰찬 것이나 초반 이규섭(삼성 썬더스)과 임재현(SK 나이츠)의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되던 신인왕 경쟁구도를 비집고 들어가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는 것도 이런 활약덕분이다.

하지만 은희석은 여전히 ‘미완의 대기’다. 패스와 함께 포인트가드의 두 가지 필수조건중 하나인 슈팅력에서 다소 떨어지는 것. 2점슛 성공률이 55%에 머물고 있고 3점슛 성공률은 불과 27%로 10개 구단 포인트 가드 중 3점슛 시도는 물론 성공률에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경기당 4.9개로 10위권 밖(12위)에 머물고 있는 어시스트를 끌어올리는 것도 과제.

이런 점에서 10일 현대전에서 기록한 ‘트리플 더블’(11점 13리바운드 12어시스트)은 자신감을 높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연승행진에 종지부를 찍고 상승이냐 추락이냐의 갈림길에 선 SBS. 신인으로서는 시즌 첫 트리블 더블로 날개를 단 은희석의 손끝에서 살아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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