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외국인 순매수 규모 급감 배경"

  • 입력 2001년 1월 9일 16시 15분


외국인 투자가의 거래소시장 순매수 규모가 현저히 감소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렇다할 매매주체세력이 부재한 상황이어서 이들의 향후 매매패턴에 더욱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지수 상승세를 혼자의 힘으로 이끌다시피했던 외국인들이 매도세로 전환할 경우 주가 하락이 불가피한 때문이다.

또한 외국인들의 주식매수가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을 하락시킨 결정적인 원인인 것을 보면 이들의 매매패턴 동향은 우리나라의 자본시장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도 "오늘 빠지겠지, 오늘은 빠지겠지…"하면서도 외국인들의 공세로 주가가 상승기조를 지속하는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외국인들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진단과 순매수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진단으로 크게 나뉘고 있다.

◆떨어지는 외국인 순매수 강도

외국인들은 올들어 지난 2일 1113억원을 순매수한데 이어 3일엔 819억원, 4일 3952억원, 5일 4474억원으로 연일 매수강도를 높이며 증시를 후끈 달구었다.

그러나 8일에는 1456억원으로 매수규모가 줄어들더니 9일에는 순매수 규모가 349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이날에는 오전 한때에는 50억원 이상의 순매도를 기록하기도 했었다.

이날 외국인들이 사들인 종목은 신한은행 삼성중공업 메디슨 LG화학 포철 등이다. 반대로 내다판 종목은 한전 삼성물산 현대차 현대전자 SK텔레콤 등이다.

◆외국인들 숨고르기에 나섰다.

이같은 주장은 외국인들의 꾸준한 매매패턴에 근거를 두고 있다.

순매수 기조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외국인들이 소폭이나 순매수를 유지하는 것은 한국증시에 상당히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외국인들이 완급 조절에 들어갔다"면서 "강도의 변화가 있을지는 몰라도 여전히 매입한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원/달러 환율이 하향추세에 있는 것은 외국인들이 한국주식을 사기 위해 원화매입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이런 기조를 볼 때 오늘 순매수 규모가 줄어든 것은 숨을 고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수 줄인다

이 주장은 외국인들이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증거가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는데서 근거한다.

이날 외국인들은 2527억원어치의 주식을 매도, 올들어 처음으로 매도규모가 2000억원대를 기록했다.

최근 외국인들도 한국증시에서 단타 매매에 치중해온 점을 감안하면 이익실현에 나서고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대우증권의 이종우 투자전략부 연구위원은 "유동성 자금은 일시에 대규모로 들어와 차익을 실현하는게 일반적 패턴"이라면서 "주춤했다가 다시 투자하는 경우는거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계 뮤추얼펀드에서 환매요청이 늘어나면서 4주 연속 순유출을 기록하는 등 외국인 투자가들의 수급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순매수를 마냥 이어가기도 무리다.

이와함께 한국경제가 나아진 것이 하나도 없는 것도 외국인들의 순매수 지속을 기대할 수 없는 부분으로 지적됐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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