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요리 맛있는 수다]AB형에게 어울리는 "채소카레볶음밥"

  • 입력 2001년 1월 8일 16시 29분


오늘은 또 뭘 해먹나...

새해가 되도 주부의 고민은 별반 달라지지가 않습니다. 무슨 반찬을 만들어야 하나, 무슨 국을 끓여야 하나...아, 인간은 왜 세끼를 먹고 살아야 하나...

삼시세끼를 준비해야하는 주부지만 자신있게 할 줄 아는 요리가 몇가지 없기 때문에 전 새로 나온 요리책이라든가, 여성잡지의 레시피에 상당히 집착하는 편입니다. 나름대로 저만의 요리선별법이 있는데요, 딱 봐서 요리법이 길다 싶으면 그냥 지나가고 대여섯줄로 끝나는 요리는 오려놓거나 복사를 해두죠. 언젠가 만들어보리라 결심하면서요.

오늘도 뭘 해먹나 고민 중에 예전에 오려놓은 두 페이지짜리 기사를 보고 "이거다!"싶어서 오늘의 메뉴를 정했습니다. '혈액형과 음식'이라는 기획기사였는데요, 요는 사람마다 혈액형이 다르듯이 자신에게 잘 맞는 요리가 따로 있다는 거였어요.

예를 들면 O형은 원시시대 수렵인의 후계자라서(믿거나 말거나...) 동물성 단백질을 잘 소화시키기 때문에 고기를 많이 먹어주는 게 좋구요, A형은 농경문화를 바탕으로 탄생한 종족이라 곡물이나 채소가 잘 맞구요, B형은 축복받은 혈액형이라 음식선택의 폭이 가장 넓다네요, 닭고기만 빼면 다 좋대요. 전 AB형인데 AB형은 A형과 B형의 특징이 합해져서 육류를 좋아하지만 육류를 소화시킬 위산은 모자란다네요. 뭔 소리냐, 고기를 냠냠 맛있게 먹을 수는 있지만 소화는 못 시키기 때문에 그게 고스란히 살로 간다는거예요. 비극적이죠? AB형에게 가장 잘 맞는 요리는 채소와 두부래요.

그러고보면 우리 신랑은 '못 먹고 자라서'가 아니라 '피는 못 속여서' 고기만 보면 그렇게 눈이 반짝였던 모양이예요. O형이거든요. 그 옛날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며 토끼나 노루를 쫓던 버릇을 아직도 버리지 못했던 거였나봐요. 쯧쯧...그동안 고기만 골라먹는다고 타박했던 게 후회스럽네요.

그렇다면 제가 오늘 저녁 메뉴로 고기를 준비했냐? 아닙니다. AB형에게 잘 맞는 요리라고 나온 채소카레볶음밥을 준비했습니다. 못되먹은 여편네라고 돌을 던져도 할 수 없습니다. 내 건강은 내가 챙겨야죠. 주부가 건강해야 가정이 건강하고 가정이 건강해야 남편도 나가서 기세등등하게 일을 잘 할 수 있을 꺼 아니예요? 게다가 처음 만들어보는 채소카레볶음밥은 맛도 꽤 괜찮은 요리더라구요.

볶음밥은 주로 처치불능인 찬밥이 생겼을 때 만들어 먹죠? 김치볶음밥, 달걀볶음밥, 야채볶음밥 등등...하지만 카레의 독특한 맛과 향이 더해진 채소카레볶음밥은 색다른 별미더라구요.

꼬들꼬들한 밥에 카레가루를 섞어 버무리고 엄선한 야채와 함께 볶아주면 완성! 냉장고 깊숙이 밀어놓았던 동치미와 함께 먹으면 카레의 진한 향과 동치미 무의 담백한 맛이 어우러져 입맛 당긴답니다. 혼자 점심 먹을 때 만들어 먹어도 좋을 것 같아요.

어쨌든 전 올 2001년에는 채소와 두부를 많이 먹으며 건강하게 지내려고 합니다. 그리구 한푼두푼 모아서 신랑에게 고기도 많이 사주렵니다. 여러분도 건강한 한해 보내세요!

***AB형에게 좋다는 채소카레볶음밥 만들기***

재 료 : 밥1컵, 카레가루 1/2큰술, 데친 브로콜리 20g, 우엉 30g, 당근 20g, 양배추 1/2잎, 올리브 오일, 소금

만들기 : 1. 밥에 카레가루를 넣고 골고루 버무린다.

2. 데친 브로콜리는 작게 잘라주고 양배추, 당근, 우엉을 잘게 깍둑썰기한다.

3.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당근, 우엉을 먼저 볶다가 양배추를 넣어 볶는다.

4. 카레밥을 넣고 함께 볶아 간을 맞춘 후 담아낸다

ps. O형, A형, B형의 요리가 궁금하시다구요? O형은 '고등어다시마조림', A형은 '닭살우엉장조림', B형은 '채소수육고추냉이냉채'였어요. 제목부터 심상치 않죠? 요리법도 상당히 길고 복잡하더라구요. 제가 AB형인게 얼마나 다행인지..."Thanks God!"입니다.

조수영 <동아닷컴 객원기자> sudatv@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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