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4兆 긴급수혈…투신 깨어나나

입력 2001-01-07 17:52수정 2009-09-2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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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권이 살아날 수 있을까.’

정부가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투신권에 긴급자금을 수혈하고 있다. 공적자금 추가조성이 지연되면서 여태껏 미뤄왔던 자금을 뒤늦게나마 지급하고 있어 투신권이 증시의 매수주체로 부상할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높아졌다.

투신권은 작년부터 고객들의 환매요구에 시달리면서 적극적인 기관투자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주식을 내다팔기만 해 오히려 증시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정부의 적극적인 자금지원〓진념 재정경제부장관은 2일 증권사 사장단과의 간담회에서 “투신권이 갖고 있는 한아름종금 기업어음(CP) 1조7000억원을 해결해주겠다”고 말했다.

투신사들은 예금보호대상인 종금사 자발어음을 매입했다가 외환위기 이후 종금사들이 무더기로 퇴출되면서 예금대지급을 받지 못했다. 종금사 자발어음은 현재 한아름종금으로 이관돼있는 상태이며 자금은 이달말쯤 지급될 예정이다.

재경부는 또 투신권이 보유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기업의 보증회사채 원리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워크아웃기업은 채권채무 유예조치로 회사채 원리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지만 보증기관인 서울보증보험은 ‘부도 이상의 보험사고가 발생하지 않아 대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정부가 이 물꼬를 터준 것.

워크아웃기업의 만기회사채 물량은 1월 8700억원 2월 1조원 3월 6000억원 등 1.4분기 2조4700억원이며 이중 약 70%를 투신권이 갖고 있다.

따라서 한아름종금 CP를 포함할 경우 약 4조원이 투신권으로 유입돼 유동성개선과 펀드수익률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투신사, 매수여력 살아날까〓다행스러운 것은 올들어 고객들이 돈을 맡긴 수탁고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점. 투신권전체 수탁액은 작년말 142조5050억원에서 4일 현재 145조9255억원으로 3조4205억원이나 증가했다. 이같은 증가세는 단기상품인 MMF(머니마켓펀드)가 4조원이나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반면 주식형 수익증권의 환매규모는 큰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처럼 투신권의 수급상황이 개선되면서 이제는 만성적인 환매부담에서 다소 벗어나 주식과 채권시장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대부분 증권사들의 ‘상반기 침체 하반기 호전’ 예상과는 달리 시장상황이 크게 좋아지고 있다는 점도 투신권의 참여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대한투신증권 관계자는 “투신권의 유동성이 살아나면 곧바로 채권투자로 이어져 BBB급을 포함한 우량기업의 자금조달은 물론 시장금리 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신 보험 등 제2금융권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어 고객들의 환매요구에 대비한 현금유동성을 확보하는데 주력해 시장에 적극 참여하기는 어렵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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