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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월 7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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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주 말 미국 나스닥 폭락이 외국인투자자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에 유입된 돈 중 일부가 헤지성 단기자금이라는 우려도 있다.
▽외국인들 왜 사나〓현대증권 오현석 선임연구원은 미국 뮤추얼펀드로의 신규자금 유입, 그리고 현금 비중 확대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연말 미국 뮤추얼펀드에 10억 달러 이상의 현금이 들어왔으며 이 돈이 이머징 마켓 중에서 뉴욕 증시와 강한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국내 증시로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가장 규모가 큰 인터내셔널펀드에 지난해 말 일주일 동안 7억2000만달러가 새로 들어왔고 글로벌애큐티펀드에도 2억9400만달러가 유입됐다. 경기 둔화 속도에 비해 뉴욕 증시의 낙폭이 너무 크다는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글로벌 펀드들의 현금 비중이 높아진 것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연구위원은 “미국 증시 불안으로 펀드들이 환매요구에 대비해 통상 3∼5%인 현금비중을 8∼10%까지 높였지만 정작 대규모 환매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국내 시장이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하던 외국인들이 미국 금리인하를 매수의 호기로 잡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금융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을 이유로 꼽는다. 재정경제부 임종용 증권제도과장은 “연말을 전후해 금융파업이 진정되면서 금융구조조정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을 외국인들이 높이 평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어떤 종목 사들였나〓블루칩은 물론 은행주와 증권주에도 매기가 몰렸다. 반도체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4000억원 가까운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뤄졌다. 단기투자 목적이 아니라고 봤을 때 삼성전자에 대한 이 같은 관심은 외국인이 국내 증시가 당분간 오른다고 보는 근거로 해석할 수 있다. 금융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민 주택 신한 등 우량은행도 외국인 덕택에 주가가 뛰었다. 하지만 은행주에는 헤지펀드가 유입돼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밖에도 환율상승의 수혜주로 꼽히는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등도 외국인의 관심이 쏠린 종목이다.
▽외국인 매수세 언제까지 갈까〓증시 전문가들은 아직 외국인의 매수여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주 말 미국 실업률 발표와 함께 폭락한 나스닥이 걸림돌이다. 외국인의 매수세는 당분간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SK투신운용 장동헌펀드매니저는 “나스닥 폭락이 외국인 매수세를 움츠러들게 할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은 국내 주가가 낮기 때문에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는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유입되는 외국인 자금이 단기투자자금이라는 우려도 있다.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으로 잠잠하던 헤지펀드가 연초 랠리에 가세했다는 주장이다. 대우증권 이종호 투자전략팀장은 “장기 투자자금은 빠른 속도로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에 들어온 돈은 헤지자금 성격이 짙다”면서 “외국인들의 매수 강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외국인순매수 상위종목▼(단위 : 억원)
| 거래소종목 | 금 액 | 코스닥종목 | 금 액 |
| 삼성전자 | 4,622 | 국민카드 | 253 |
| SK텔레콤 | 993 | 엔씨소프트 | 80 |
| 국민은행 | 896 | 한통프리텔 | 59 |
| 포항제철 | 794 | LG홈쇼핑 | 54 |
| 주택은행 | 571 | 휴맥스 | 49 |
| 한국전력 | 436 | 쌍용정보 | 28 |
| 삼성증권 | 385 | 타프시스템 | 13 |
| 현대전자 | 322 | 옥션 | 13 |
| 삼성화재 | 308 | 텔슨전자 | 12 |
| 삼성전자우 | 302 | 한신코퍼 | 6 |
| 신한은행 | 262 | LG마이크론 | 5 |
| 삼성SDI | 195 | 퓨쳐시스템 | 4 |
| LG화학 | 112 | 쎄라텍 | 4 |
| 현대차 | 77 | 시공테크 | 3 |
| 삼성중공업 | 71 | 휴먼컴 | 3 |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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