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미국의 역대 금리인하 효과 분석과 향후 전망

  • 입력 2001년 1월 2일 13시 26분


미국의 연준리(FRB)가 금리를 내리면 주가는 상승한다. 기본적으로 금리와 주가는 상극(相克)이기 때문이다.

미국경제의 둔화가 가시화되면서 경기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한 연방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90년대 FRB의 금리인하 효과에 대한 분석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지금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FRB는 90년대 들어 모두 3차례 금리를 인하했었다. 90년11월∼92년10월까지의 1차 인하시기와 95년7월∼96년1월의 2차 인하, 98년9월∼11월까지의 3차 인하 등이 그것이다.

◆90년11월∼92년10월의 1차 인하 효과

경기침체에서 탈피하기 위해 당시 FRB는 이 기간 동안 연방금리를 무려 5%포인트나 떨어뜨렸다. 2년간에 걸쳐 지속적이고 대폭적으로 금리를 낮춘 것이다.

FRB의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당시 주식시장은 본격적인 금리인하 시점(90년11월)을 기점으로 저점에서 급반등, 6개월후 다우지수는 18%, 나스닥지수는 41%나 급등했다.

◆95년7월∼96년1월의 2차 인하 효과

약 6개월에 걸쳐 FRB는 연방금리를 0.75%포인트 낮추었다.

94년 경기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금리인하의 성격이 짙으며, 이후 미국경제는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이 시기 주식시장은 금리인하 이전에 저점을 형성한 뒤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98년9월∼11월의 3차 인하 효과

당시 러시아의 모라토리움 선언 및 미국 최대 헤지펀드인 롱텀캐피탈의 파산 등으로 국제금융위기가 고조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금리인하가 단행됐다.

금융불안 위기로 급락하던 당시 주식시장은 앨런 그린스펀의 적절한 통화정책에 힘입어 강한 상승세를 펼치며서 세계증시의 강력한 동반상승을 이끌어냈다.

◆올해의 금리인하 효과는?

올해의 금리인하 효과는 90년대의 금리인하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데 대다수 경제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90년대의 금리인하는 주로 경기확장국면에서 이뤄진데 반해 올해의 금리인하는 하강국면에서 이뤄지는 때문이다.

또한 미국경제가 연축륙에 성공할 지, 아니면 침체로 이어질 지 예측하기 힘든 불확실성이 잠복해 있다.

기술주의 버블해소가 주가의 조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거시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면 금리인하의효과를 속단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90년대 30∼40%에 달했던 기술주의 이익 증가율이 15%대로 낮아지는 등 기업들의 수익 전망이 하향조정되고 있는 것도 금리인하 효과를 예측하기 힘들게 하는 대목이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올해의 금리인하 효과는 주가의 강력한 '급반등'보다는 '추가 하락'에 브레이크를 거는 정도의 효과를 낼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관측하고 있다.

경기둔화→기술주 수익둔화→주가하락→투자감소의 악순화의 꼬리를 하루아침에 끊기가 결코 만만치가 않다는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가진 가치주와 기본소비재, 헬스케어, 유틸리티 등 방어적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금리인하 효과가 금융비용의 감소하는 측면에서 구경제 종목의 수익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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